황희찬, 선제골·결승골.. EPL 한 경기 첫 2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울버햄프턴은 올 시즌 리그 개막과 함께 3경기 연속 0대1로 지며 바닥을 쳤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은 3일 EPL 7라운드 홈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2대1로 꺾고 시즌 첫 연승을 달리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리그 홈경기 첫 골, 첫 승도 신고했다. 3승4패(승점9)로 리그 11위로 올라섰다. 이 모든 건 ‘황소’ 황희찬(25·울버햄프턴)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그는 뉴캐슬전에서 선제골에 이은 결승골까지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케 듀오’ 잇는 ‘황-히 콤비’
황희찬은 0-0이던 전반 20분 오른발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1-1 동점이던 후반 13분 왼발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던 그는 후반 추가시간 3분쯤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교체됐다. 전력을 다한 황희찬이 교체 직전 다리에 쥐가 나 그라운드에 눕자, 울버햄프턴의 간판 공격수인 라울 히메네스(30)가 황희찬의 다리를 잡고 풀어준 후 두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황희찬은 경기 후 64.3%의 팬 지지를 받아 ‘킹 오브 더 매치(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황희찬에게 양 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 9점을 줬다. 황희찬이 리그에서 멀티골을 넣은 것은 2020년 3월 잘츠부르크 시절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황희찬의 이날 멀티골엔 2골 모두 도움을 기록한 히메네스의 역할이 컸다. 주장 코너 코디(28)가 “환상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둘은 토트넘의 손흥민(29), 해리 케인(28) 못지않은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멕시코 출신의 공격수인 히메네스는 전반 20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스루패스를 찔러줘 황희찬에게 골 기회를 마련했고, 후반 13분엔 중앙선 부근에서 드리블로 수비수 2명을 벗겨낸 뒤 골 지역 왼쪽으로 뛰어들어가던 황희찬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연결했다.
◇EPL에서 펄펄 나는 황희찬
황희찬은 2019-2020시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16골 2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2020년 7월 ‘빅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로 옮겼지만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해 11월 국가대표팀 차출 때 코로나에 걸린 후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2020-2021시즌 분데스리가 18경기(선발 3경기)에서 득점 없이 도움 1개에 그쳤다. 독일축구협회컵(DFB포칼)에선 3골 2도움을 남겼다. 올 시즌도 비슷했다. 컵 대회 포함, 3경기에 교체 출전해 1도움을 올렸을 뿐이다. 지난 8월 말 울버햄프턴으로 임대된 황희찬은 최근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코로나 회복 후 몸 상태가 좋아졌는데도 라이프치히에서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서 그간 뛰지 못한 분풀이를 하듯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EPL 4경기(선발 2경기)에서 3골을 넣었는데, 울버햄프턴의 올 시즌 리그 전체 득점(5골)의 60%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이 올 시즌 리그 첫 승을 거두는 데도 힘을 보탰다. 그는 EPL 데뷔 무대였던 지난달 12일 4라운드 왓퍼드 원정에서 골을 넣었고, 울버햄프턴은 2대0으로 이겼다. 상대 자책골로 앞선 상황에서 나온 황희찬의 득점은 올버햄프턴이 올 시즌 리그에서 넣은 첫 필드골이었다. 황희찬은 지난달 23일 토트넘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32강전 승부차기 때 첫 번째 키커를 맡을 정도로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브루누 라즈 울버햄프턴 감독은 뉴캐슬전 후 “황희찬은 리그에 적응했고, 우리 플레이 스타일에도 잘 맞는다”며 “‘톱 플레이어’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수”라고 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라이프치히에선 경기 상황에 따라 2선에 내려와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멀티형’ 공격수가 중용되는 바람에 황희찬 입지가 약했다”며 “라즈 감독은 공을 빼앗겼을 때 팀 전체가 앞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공수 전환이 빠른 축구를 한다. 저돌적이면서도 스피드가 좋은 황희찬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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