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최다 상금 2억7천..신데렐라 송가은 "속으로 정말 기뻤다"

이규원 2021. 10. 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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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위 꺾은 '당찬 161위' 송가은 "KLPGA 투어 신인왕 목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연장서 'LPGA 6승' 이민지 제압 첫 우승
김지영·김수지 공동 3위..리디아 고는 장수연·유해란과 공동 5위
'당찬 루키' 송가은이 KLPGA 투어 최다 상금이 걸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제공]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원래 기분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긴 한데… 속으로는 정말 기뻐하고 있다. '강심장'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경기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이민지와 대결에 대해) 상대편에 신경 안쓰는 스타일이라 제 플레이에 집중해서 잘 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승으로 신인왕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아서 기쁘다."(송가은)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세계랭킹 7위 이민지(25)를 3차 연장 승부 끝에 꺾은 '당찬 161위 루키' 송가은(21)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다 상금이 걸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송가은은 3일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1·6천480야드)에서 막을 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4라운드까지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호주 교포 이민지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해 정상에 올랐다.

상금은 8위(4억7천590만원), 대상 포인트는 9위(250점)로 올라섰다.

3라운드까지 12언더파로 이민지에게 한 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송가은은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하나를 묶어 3타를 줄여 연장전으로 끌고 간 뒤 3차 연장전에서 버디로 이민지를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2억 7천만원이다.

31번째로 출전한 정규 투어 대회에서 이룬 첫 우승인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승을 보유한 스타 이민지와의 명승부 끝에 나온 것이라 더 큰 주목을 받았다.

8월 한화클래식 등 세 차례 5위에 오른 게 이전까지 가장 좋은 성적이었는데, '특급 대회'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6승을 보유한 세계랭킹 7위 이민지를 꺾고 첫 우승을 신고했다. 송가은의 세계랭킹은 161위다.

1, 2차 연장전에서 파로 균형이 이어진 뒤 3차 연장전에선 바뀐 핀 위치를 정확히 노려 1m도 되지 않는 버디 기회를 잡아 이민지와의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민지의 약 2.5m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빗나간 뒤 송가은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명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9번 홀 그린 살피는 이민지.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자 이민지는 한국 대회 첫 우승을 노렸으나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KLPGA 제공]

161㎝의 키에 평균 드라이버 거리 232야드로 장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한 샷이 짜릿한 역전 우승의 발판이 됐다.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도 돋보였다. 2차 연장전에서 세 번째 샷 실수로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해 최대 위기를 맞고도 흔들림 없이 다음 샷을 준비해 파를 지켜냈을 때가 특히 그랬다.

그는 치열한 승부 속에서 감정의 동요를 거의 보이지 않았고, 우승을 차지한 뒤에도 경기 중과 크게 다름없는 미소를 유지했다.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올해 KLPGA 투어 루키 중 첫 우승을 수확한 송가은은 신인상 포인트 1천761점을 쌓아 홍정민(19·1천595점)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치고 나갔다.

투어 최다 상금이 걸린 대회를 제패하며 상금 순위도 8위로 대폭 끌어 올린 그는 "상금으로는 아직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아버지께 차를 사 드리고 싶다"며 효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데렐라 탄생도 극적이엇다.

4라운드 중반까지는 선두로 출발한 이민지가 우승에 가장 가까웠다.

이민지는 10번 홀(파4)에서 4m 버디 퍼트를 넣어 2위와 두 타 차를 만들더니, 이어진 11번 홀(파4)에선 그린 살짝 밖에서 홀을 12m가량 남기고 퍼터로 굴린 공이 들어가면서 세 타 차로 도망갔다.

하지만 송가은은 13번 홀(파4) 버디에 힘입어 먼저 경기를 마친 김지영(25)과 두 타 차로 견제를 이어갔고, 15번 홀(파4)에서 이민지의 첫 보기가 나오며 한 타 차 접전 양상이 됐다.

한 타 차가 여전하던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송가은은 91m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을 홀 1.8m 정도에 붙인 뒤 버디로 이민지와 균형을 맞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자 이민지는 메인 스폰서 주최 대회에서 한국 대회 첫 우승을 노렸으나 한 끗이 모자라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지영과 김수지(25)가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장수연(27), 유해란(20)이 공동 5위(13언더파 271타)에 자리했다.

임희정(21)은 공동 8위(12언더파 272타), 장하나(29)는 14위(10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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