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익배당 '설계자' 유동규 구속
박영수 인척 분양대행사에 건네
◆ 대장동 사태 일파만파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당직 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배임·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뇌물 등의 혐의를 받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 발부 사유는 증거 인멸·도주 염려로 공표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공공부문 책임자로 개발사업 시행사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 방식을 설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 수사는 우선 △수익 700억원 분배 △350억원 로비 △성남시 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수익이 제대로 배분되도록 노력하지 않았다는 배임까지 총 세 가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이익 중 700억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영학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에게 수익 700억원이 돌아가도록 논의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화천대유에 지분이 없는 유 전 본부장이 대리인을 앞세워 만든 유원홀딩스로 대장동 사업 수익이 투자금 형태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와는 별도로 화천대유 고문을 맡았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인척 관계인 이 모씨가 대장동 분양대행을 독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이씨에게 100억원을 건넨 것도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해까지 화천대유에서 장기 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빌렸는데, 그중 100억원을 대장동 분양대행 업체 대표 이씨에게 전달한 것이다. 이날 김씨 측은 입장문을 내고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배임·뇌물 혐의 유동규 구속
李지사에 영향 미칠지 관심
박영수 아들도 2015년 석달간
대장동 분양대행 관계사 근무
유 전 본부장 변호를 맡은 김국일 변호사는 심문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측에서 개발이익 700억원을 받기로 약정했다는 의혹에 대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 대화하며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지 실제로 약속한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다"면서 "이런 농담이 녹취록에는 약속한 것처럼 돼 있었고 범죄 사실에도 포함돼 있길래 소명했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당시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과 관련해서는 "2주 전 교체한 휴대전화를 던진 것"이라며 "전에 쓰던 휴대전화는 제출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 측이 예전 휴대전화를 판매업자에게 맡겼다고 하면서 업자가 누군지는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검찰 설명과 다른 부분이다.
화천대유가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350억원대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녹취록에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이 금품로비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담겼다고 전해졌다.
한편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아들도 대장동 분양대행 관계사에 2015년 11월부터 약 3개월간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윤예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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