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격수 쏟아붓고도..패배 같은 무승부
[경향신문]
짜증, 기쁨, 황당, 답답, 끝내 허무.
프로축구 FC서울 안익수 감독이 대구FC와 홈경기를 치르면서 경험한 감정 변화다. 갈 길 바쁜 서울의 소방수로 임명된 안 감독은 90분 동안 격동치는 감정만 느낀 채 허무한 무승부에 그쳤다.
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1부리그 대구전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막판 팔로세비치가 선취골을 넣었지만 후반 시작하자마자 동점골을 내준 뒤 숱한 공격을 펼치고도 쐐기포를 터뜨리지 못했다.
안 감독은 전반 내내 짜증을 냈다. 팔로세비치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수차례 작전을 지시한 끝에 팔로세비치는 전반 39분 골을 넣었다. 작전이 먹혔다는 기쁨도 잠시. 서울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대구 조커 정치인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서울 수비수 윤종규가 패스 미스를 한 게 컸다. 후반 43초 만에 경기는 순식간에 원점. 안 감독은 황당했다. 이후 안 감독은 지동원, 가브리엘 등 남은 공격수를 모두 투입했지만 허사. 답답함은 허무함으로 바뀌었다.
안 감독은 취임 이후 5경기 무패(2승3무)를 이어갔다. 하지만 서울 순위는 10위 성남FC와 승점(34)이 같은 9위. 대구 간판 공격수 세징야, 주전 수비수 정태욱이 결장한 터라 무승부는 사실상 패배나 다름없었다. 나상호, 조영욱 등 최근 4경기에서 5골을 몰아친 서울 재간둥이들이 유달리 무기력했다. 반면 대구는 ‘차포’ 떼고도 서울 원정에서 비겼다. 사실상 이긴 것과 마찬가지. 대구는 승점 1을 추가해 승점 48로 3위를 지켰다.
포항 스틸러스는 2골을 넣은 ‘신성’ 이호재(21)를 앞세워 광주FC를 3-2로 잡고 파이널A(1~6위)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후반 30분 교체투입된 이호재는 1-2로 뒤진 후반 37분과 45분 연속골을 넣었다. 리그 데뷔 1, 2호골. 포항은 최근 리그 4연패 부진을 끊었다. 11승9무12패로 승점 42(35득점)가 된 포항은 7위를 유지했다. 파이널A 마지노선 6위 수원 삼성(승점 42·39득점)과 승점이 같아졌다.
광주는 4연패에 빠지며 최하위 12위(승점 29·8승5무18패)에 머물렀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후반 추가시간 김경재의 극장골로 성남FC를 2-1로 꺾고 5위를 되찾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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