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 선언한 두테르테, 딸 내세워 권력 연장 노림수
[경향신문]
“딸 사라, 대선 출마 예정”
사라, 여론조사서 ‘선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 사진)이 내년 대선에서 부통령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접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딸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다바오 시장(오른쪽)을 대통령 자리에 앉혀 자신의 권력을 사실상 장기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필리핀 매체 ABS-CBN 방송은 3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날 마닐라의 한 회견장에서 정계 은퇴를 선언한 후 딸 사라가 대선에 출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국민들의 압도적인 정서는 내가 (출마할) 자격이 없으며, 나의 부통령 출마는 헌법 위반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로 두테르테는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다만 다른 선출직에는 나설 수 있어 필리핀 집권당 ‘PDP 라반’의 두테르테 계파는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을 내년 부통령 선거 후보로 추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필리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경제난 등으로 나빠졌다.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인 SWS가 유권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부통령 출마가 위헌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라 시장은 전날 세 번째 연임을 노리며 시장 후보로 등록했으나, 다음달 15일까지 대선 후보 철회·교체가 허용되는 만큼 대선에 나설 여지가 있다. 그는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사라 시장은 지난달 아버지가 부통령에 출마하기 때문에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부통령 출마 카드를 내려놓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딸을 대선 후보로 내세워 자신의 영향력을 이어가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BBC는 사라 시장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국제형사재판소(ICC) 조사와 필리핀 내 형사 고발 등으로부터 아버지를 보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실 “김 여사, 다음 순방 동행 않기로”…이후 동행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
- 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고 했다”…김건희에게 대통령실 이전 조언 정황
- 김예지, 활동 중단 원인은 쏟아진 ‘악플’ 때문이었다
- 유승민 “역시 ‘상남자’···사과·쇄신 기대했는데 ‘자기 여자’ 비호 바빴다”
- [제주 어선침몰]생존자 “그물 들어올리다 배가 순식간에 넘어갔다”
- [트럼프 2기] 한국의 ‘4B’ 운동이 뭐기에···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관심 급증
- ‘프로포폴 불법 투여’ 강남 병원장 검찰 송치···아내도 ‘중독 사망’
- 서울대 외벽 탄 ‘장발장’···그는 12년간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다
- 주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교통정보 미리 확인하세요”
- 조훈현·이창호도 나섰지만···‘세계 유일’ 바둑학과 폐지 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