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과·반성은커녕 남 비판한 곽상도, 시민이 그리 우습나
[경향신문]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지난 2일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시행사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자신의 아들이 받은 퇴직금 50억원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스스로 의원직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곽 의원이 내건 사퇴의 변이 몹시 부적절하다. 곽 의원은 기자회견문에서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만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 불신이 거두어지지 않는다”며 “의원으로 더 이상 활동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아들이 받은 성과 퇴직금의 성격도, 제가 대장동 개발사업이나 화천대유에 관여된 것이 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자신과 아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단지 의원 활동이 어려워 그만둔다는 것이다. 50억원에 젊은 세대가 느낄 박탈감이나 ‘아빠 찬스’를 쓴 데 대한 미안함이나 사죄의 뜻은 전혀 없다. 이런 수준의 공인 의식을 가진 사람이 국회의원이었다니 할 말이 없다.
곽 의원 아들이 약 6년간 직장에 다닌 뒤 받은 50억원은 어떤 명목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30대의 직장인이 회사로부터 정상적으로는 받을 수 있는 액수가 아니다. 게다가 곽 의원은 그동안 거짓말을 여러번 했다. 화천대유 1호 사원으로 아들이 입사한 것부터 특혜 의혹이 제기됐지만 곽 의원은 부인했다. 50억원 수령 사실이 불거졌을 때도 몰랐다고 발뺌했다. 더 황당한 것은 곽 의원이 이 사건을 두고 남을 비판한 것이다. 곽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직접 수익구조를 설계했다고 하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화천대유는 7000억원 이상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며 “대장동 사업의 몸통이 누구이고 7000억원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도 곧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그는 “검경 수뇌부, 수사팀 검사들이 정권 친화적인 성향으로 구성돼 있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가 될지 의문”이라며 특검 수사를 요구했다. 이 사안을 정쟁거리로 만들려는 부적절한 태도이다.
곽 의원은 국민의힘이 징계를 논의하자 탈당했고, 국회에서 같은 당 의원들까지 제명을 언급하자 마지못해 사퇴를 발표했다. 의원직 사퇴안은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로 확정된다. 곽 의원 사퇴안 의결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검찰은 곽 의원 아들이 받은 50억원의 대가성뿐 아니라 곽 의원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곽 의원도 더 이상 변명하지 말고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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