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전직 가사도우미 폭로 "남양유업 회장님댁 갑질"

이동경 2021. 10. 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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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엽 ▶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효엽입니다.

◀ 허일후 ▶

안녕하십니까 허일후입니다.

◀ 김효엽 ▶

오늘 스트레이트는 분유로 시작해 국내 굴지의 식품 기업이 된 남양유업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이동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이동경 ▶

안녕하세요.

◀ 김효엽 ▶

남양유업하면 지난 2013년에 벌어진 '대리점 갑질사건'부터 생각납니다.

◀ 허일후 ▶

네, 그건 시작에 불과했죠.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 마약 사건 등 정말 사건사고가 끝이지를 않았잖아요?

◀ 이동경 ▶

네, 최근에는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부인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집에서 대형 파티를 열어 논란이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홍 회장 부부가 회사 직원들과 회삿돈을 자기 것처럼 맘대로 쓰고 있다는 폭로도 나왔는데요.

스트레이트가 당시 현장 목격자를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성북동 고급 주택가에 위치한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자택.

지난 6월 19일, 이곳에서 홍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남양유업 고문이 만찬을 주최했습니다.

이 고문은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미술전시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았는데 당시 행사 관계자들을 집으로 초대한 겁니다.

당시 참석자 명단에 기록된 인원은 미술관 대표와 기업 임원, 디자이너 등 모두 17명.

이들은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5시간 반 동안 만찬을 즐겼습니다.

당시 서울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5명 이상이 한 자리에서 모임을 갖는 것이 금지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석자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까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박형준 / 부산시장] <(모임에) 어떤 이유로 가셨는지 여쭤보려고…> "지금 그거에 대해서 내가 조금 얘기를 할 준비를 하고 얘기할게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였던 거 아셨잖아요?> "그 사안에 대해서 다시 말씀을 드릴게요."

박 시장은 방역수칙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음식엔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실일까?

이날 만찬엔 수삼을 넣은 좁쌀죽을 시작으로, 킹크랩, 굴림만두와 전복쌈, 소고기 화로구이 요리인 '설야멱적' 등으로 이어지는 9가지 코스요리가 제공됐습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부인과 함께 5시간 내내 자리를 지켰습니다.

[서 모 씨 / 홍 회장집 전 가사도우미] "17인분(요리를) 다 나눠서 다 들어갔거든요. 식사가 계속 연달아 들어갔는데, 남은 음식이 없었어요. 그 시간 동안 시장님 부부가 구경만 했나요?"

음식점도 아닌 집에서 시장까지 대접한 대형 만찬행사.

그렇다면 이날 17인분 식사를 나르고 시중을 든 건 누구였을까?

<스트레이트>는 홍원식 회장 집에서 14년간 가사도우미로 일한 서 모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 씨는 이들이 출장뷔페 같은 업체 사람들이 아니라, 분명 남양유업 직원 3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날이 처음도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서 모 씨 / 홍 회장집 전 가사도우미] "(모임이 있으면) 회사 직원들이 다 만들어서 거의 완성된 음식을 가져와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와서 세팅해주고, 서빙하고 그러는 거죠."

가사도우미 서 씨가 취재진에 보여준 노트입니다.

남양유업 직원들이 홍회장 자택에서 열린 행사에 동원된 정황들이 기록돼 있습니다.

2019년 1월 10일 메모.

"기업체 사모님, 남양유업 광고모델 등 14명이 밤 11시까지 계심"

메모 한켠엔 '직원 3명'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같은 해 5월 19일에 있었던 대형 만찬.

여기에도 회사 외식사업부 직원 6명이 와서 손님맞이 준비를 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그해 4월엔 회사 외식사업부에서 성묘 음식을 준비했다고 적어 놨습니다.

심지어 자회사와 협력업체 직원들이 이운경 고문의 취미인 꽃꽃이와 텃밭 가꾸기에 동원된 기록도 여러군데 남아 있습니다.

[서 모 씨 / 홍 회장집 전 가사도우미] "남양유업 거기가 왕국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그 사람들은. '너네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너네들 도구야. 말 안 들어?'(라는 거죠)"

서씨는 또 홍 회장네 사람들이 수행기사들을 몸종처럼 부린다고 폭로했습니다.

수행기사들도 남양유업에서 부여한 사번까지 있는 정식 회사 직원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택 청소와 김장 담그기, 장보기는 물론, 회장님 골프 캐디까지, 회장 일가의 온갖 잡일을 다 했다고 합니다.

[서 모 씨 / 홍 회장집 전 가사도우미] "용평(홍 회장 별장) 가자면 밥 수발까지 다 들어야지. 비가 오나 더우나 기사 데리고 다니면서 캐디 역할 시키고, 공 주우라고 그러고. 회사 기사예요, 그 사람들. 온갖 허드렛일 다하고, 이사하면 이삿짐까지 다 나르고, 김장하라면 김장하고...그냥 노예예요. 노예. 말이 그냥 수행기사고 말이 집사지 궂은 일은 다 시키고."

이운경 고문의 수행기사는 50대 남성인데, 주위에서 보기에도 민망한 잔심부름까지 시켰다고 합니다.

[서 모 씨 / 홍 회장집 전 가사도우미] "이런 얘기도 진짜, 진짜 민망스러운 거예요. 들어보지도 못했을 거예요. (이운경 고문은) 속옷도 기사가 챙겨줘야지 입어요. 그리고 기사보고 또 불러요. ""김 실장 김 실장" 위에서 불러요. 나 내의 달라고. 왜 자기 속옷을 갖다 자기 룸에다 갖다 놓지 왜 지하에다가 갖다 놓고 기사 보고 챙겨 달라고 해요."

수행기사가 실수라도 하면, 홍 회장의 폭언이 날아들었다고 했습니다.

[서 모 씨 / 홍 회장집 전 가사도우미] "뭘 빠뜨리고 왔다든지 뭔가 이제 부족한 점이 있으면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으면 (홍원식 회장이)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냥 분이 다 풀릴 때까지 거기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거예요. '너 바보냐?' '치매냐?' 나가라고. 그럴 것 같으면 나가라고..."

[서 모 씨 / 홍 회장집 전 가사도우미] "툭하면 그러는가 봐요. '몽둥이 가져오라'라고. (수행기사가)그걸 얘기를 나한테도 하더라고요. 그러면 아저씨가 그냥 때리려면 때리라고 또 갖다 준대요. 갖다 줬다고 하더라고..."

홍 회장 부부가 바깥에서 약속이라도 있으면 수행 기사들은 퇴근 때를 놓칩니다.

그러나 정작 그 넓은 집 안에 기사들 눈 붙일 공간도 마땅치 않다고 합니다.

[서 모 씨 / 홍 회장집 전 가사도우미] "회사에서도 맨날 늦게까지 모임을 갖고 그래요. 그니까 거기 사모 기사가, 밤 11시, 12시에 들어와요. 사모 모시고. 피곤해서 (집에) 못 가고. 거기 성북동에서 자요. 지하실, 방도 없어요. 대기실도 없어요. 샤워실이 있어요 화장실이 따로 있어요. 너무 피곤하니까, 지치니까 그냥 구석에서 이불도 없이 그냥 새우잠 자고, 그런 날이 허다해요. 퇴근 못하고. 하는 일이. 뻔히 알면서. 사모는 그거 뻔히 알아요."

이에 대해 남양유업은 직원들의 동원은 사업파트너 초대나 사회공헌활동 같은 회사 차원의 공적 업무 수행을 위해 이루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홍 회장이 수행기사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서 씨가 해고된 뒤 앙심을 품고 전혀 근거없는 말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304674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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