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송가은 생애 첫 승..세계 7위 이민지 꺾어
3차 연장서 버디로 우승
우승상금 2억7000만원
신인왕 포인트 1위 올라
단순히 이 숫자만 봐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상대 이민지(호주·하나금융그룹)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에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등 통산 6승을 기록 중인 베테랑. 마치 '다윗과 골리앗' 같은 싸움이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골프는 마지막 홀에서 장갑을 벗기 전까지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 명언처럼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주인공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루키 송가은(21·새마을금고)이다.
3일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1·6480야드)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 단독 선두 이민지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송가은은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이민지와 함께 공동 선두를 기록하며 정규 라운드를 마쳤다.
이어진 연장전. 연장 1·2차전에서 두 선수 모두 파를 적어내며 좀처럼 승부를 내지 못했다. 그리고 운명의 연장 3차전. 먼저 샷을 한 송가은의 웨지샷은 홀 바로 옆 50㎝ 지점에 멈춰 사실상 버디를 예약하면서 이민지를 압박했다. 이민지도 날카로운 샷을 했지만 홀까지 남은 거리는 약 2.5m. 이민지가 버디에 실패한 사이 송가은은 손쉽게 버디를 잡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송가은은 우승 후 "후회 없이 치려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너무 정신이 없어서 하고 싶던 세리머니를 못해 아쉬웠다"고 환하게 웃었다.
게다가 우승 상금으로 2억7000만원이나 거머쥐며 시즌 상금 4억7590만5000원으로 8위로 뛰어올랐고, 대상포인트 부문에서도 250점으로 9위에 올랐다. 특히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선두를 달리던 홍정민(19·1595점)을 제치고 1761점을 만들며 선두로 나섰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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