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 두테르테, 딸 통해 권력 연장?

이여진 2021. 10. 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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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돌연 정계 은퇴를 깜짝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딸이 대선에 출마할 거라고 말했는데 딸을 통한 권력 연장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여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 (지난 6월) : 백신을 맞지 않으면 감옥에 보낼 겁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 (지난해 4월) : (봉쇄조치에 반항하는 사람은) 쏘아 죽여라!]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으면 감옥에 보내고 봉쇄 조치에 반항하면 발포하겠다며 국민에게 협박을 일삼았던 두테르테 대통령.

6년 단임제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내년 부통령에 출마해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헌법 위반"이라는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그러자 돌연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 (지난 2일) : 오늘 저는 정계 은퇴를 선언합니다.]

그러면서 현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이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딸이 언제 대통령 선거에 후보 등록을 할 거냐는 질문에는 "모른다"면서 딸과 정치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 두테르테 대통령은 딸에게 대선 출마를 하지 말라고 했다며 대통령직은 여성이 할 일이 아니라는 성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 (지난 1월) : 대통령직은 여성이 할 일이 아닙니다. 여성과 남성의 감정 구조는 완전히 다릅니다.]

현재 대선 여론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사라 시장 측은 대선 출마에 대해 '노 코멘트'라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사라 시장은 필리핀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다바오시 시장직에 재출마하겠다며 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그렇다고 대선 도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다바오 시장이었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막판에 대선전에 뛰어든 것처럼 사라 시장도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선 후보 등록은 오는 8일까지 해야 하지만 철회나 후보 교체는 11월 15일까지 허용됩니다.

YTN 이여진입니다.

YTN 이여진 (listen2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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