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코 앞인데, 제발 내가 틀렸다고 해주세요"..부동산 전화 카톡 불났다, 대체 무슨 일?

방영덕 2021. 10. 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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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발표되는 금융위의 가계대출 추가대책에 전세대출 규제 방안이 포함되는 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 은행 외벽에 전세 대출 상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3일 은행이 문을 닫은 휴일임에도 대출 중개인 A씨에게는 대출 문의가 끊이질 않았다. 최근 일부 시중은행에서 전세대출과 집단대출 등의 일부 대출 한도를 축소키로 하면서 한층 불안해진 수요자들로부터 오는 문의들이다.

A씨는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 은행 지점당 전세대출이 5억원까지만 가능하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이에 더욱 불안해진 세입자들이 내년 6월 만기지만 벌써부터 집을 알아보며 대출 문의를 하기 바쁘다"고 말했다.

이달 중 예정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를 앞두고 은행을 직접 찾거나 대출 중개사들을 통한 대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그 동안 규제를 받아온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물론 그 동안 실소유 자금으로 규제를 덜 받았던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마저 크게 제한할 움직임에 실수요자들 사이 불안감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패닉에 빠진 실수요자들의 대출 문의는 제1, 2금융권 가리지 않고 잇따른다. 특히 일각에서 한 은행 지점당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5억원으로 제한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소문마저 확산하며 이같은 불안감을 더욱 부추기는 모습이다.

이날 대출중개사 A씨는 "이미 규제 강화로 막혀 있는 대출길을 또 묻거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이 가능하기만 하면 고금리에도 할 태세"라며 "일단 이사가 불가피한 분들에겐 내년초쯤으로 빨리 움직이셔야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으로의 대출 문의 역시 끊이질 않는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금 보증 전세자금 대출은 조정이 없는데도 불안해서 사람들이 더욱 몰리는 분위기"라며 "구체적인 정부 정책이 나올 때까지 이같은 혼란스러움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말부터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 부동산 관련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잔금), 전세대출 한도를 모두 줄였고, 하나은행도 이달 1일부터 일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고, 전세대출 한도도 곧 축소할 예정이다.

세입자 뿐 아니다. 대출 규제 전 옮기려는 세입자들 퇴거 자금 마련을 위해 집주인들 사이 대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금 반환 기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혹시라도 임차인 퇴거 때 자금 마련이 어려울 까봐 생활안정자금이라도 미리 받아놓으려는 수요도 있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 유관기관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이달 중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 중 전세 대출 규제 가능성에 대해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세대출이 많이 늘었으니 들여다보겠다'라는 식의 입장을 반복하며 시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전세대출은 실수요자 대출이기에 세밀하게 봐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금리라든지 조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그런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고 밝혔다.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은 지난해 말 105조2127억원에서 지난 8월 말 기준 119조9670억원으로 14.02%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주담대 증가율(4.14%)의 약 3.5배에 달하는 규모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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