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사망자 70만 돌파.. 백신 접종률은 제자리 걸음

박영준 2021. 10. 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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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7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망자 70만명은 미국 전체 인구 3억3140만명(미 인구조사국 기준)의 0.21% 수준이다.

지난달 27일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3차 추가 접종)을 맞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말인데도 성명을 내고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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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500명 중 1명 꼴 코로나로 사망
스페인 독감 사망자 추월.. 사상 최다 기록
바이든 "백신 안전하고 무료.. 제발 접종을"
전체 인구 중 1차접종 64.7%·2차접종 55.8%
캘리포니아주, 첫 학생 백신 접종 의무화
백신 불신·음모론으로 거부 현상도 여전
미국 텍사스주서 모더나 백신 1차 접종 중인 한 학생의 모습. 텍사스=AP뉴시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7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인 500명 중 1명이 코로나19로 숨진 셈이다. 연방정부는 물론 주(州)정부도 강도 높은 코로나19 백신 의무접종 드라이브에 나선 가운데 최근 제자리걸음을 보인 접종률이 좀 올라갈지 주목된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2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70만95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70만1047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로는 누적 사망자가 69만8672명을 기록해 70만명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사망자 70만명은 미국 전체 인구 3억3140만명(미 인구조사국 기준)의 0.21% 수준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 사태(1918∼1919) 당시 사망자가 약 67만5000명이었는데, 코로나19가 이 기록을 깼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달 27일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3차 추가 접종)을 맞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말인데도 성명을 내고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로 70만명이 사망한 고통스러운 기록을 애도하는 가운데 슬픔에 무감각해지지 말아야 한다”며 “이 놀라운 사망자 규모는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은 안전하고 무료이며 맞기 쉽다”며 “아직 맞지 않았으면 제발 접종하라.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망자 추모 조형물 2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사망자 추모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다. ‘인 아메리카: 리멤버’라는 제목의 이 설치미술 작품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를 상징하는 66만5000여개의 흰 깃발로 구성돼 있다. 최근 사망자가 조형물 설치 시점보다 늘어 70만명을 넘어섰다. 워싱턴=신화연합뉴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정체 상태다. CDC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비율은 55.8%에 그쳤다. 1차 접종 비율도 64.7%에 불과했다.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1회 이상 접종률은 77.5%, 2차까지 접종률은 67.1% 수준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신을 보유한 미국이 정작 백신을 맞으려는 이가 없어 사망자가 증가하는 어이없는 현실에 NYT는 “미국은 충분한 양의 백신을 공급받아온 어느 나라보다 최근 사망률이 가장 높다”고 탄식했다.
주정부들도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NYT에 따르면 접종 대상 학생은 대략 700만명으로 연령은 12∼18세다. 뉴욕주도 지난달부터 교사와 의료진의 백신 접종 의무령을 시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청사 사우스 코트 강당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 접종 전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백신에 대한 불신과 각종 음모론 확산으로 접종 거부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접종 의무화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텍사스·플로리다 등 일부 공화당 주지사들은 행정부 방침에 반대하며 “백신 접종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측은 “연방정부는 (백신 접종과 관련해) 민간기업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가 직접 코로나19를 피하는 방법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를 대상으로 한 소송도 잇따른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지난달 30일 미군 2명이 국방부의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발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뉴욕주의 일부 의료인이 낸 소송에서 연방 항소법원은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한다면 일시적으로 접종 의무를 면제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AFP통신은 “마스크와 백신 접종 등을 놓고 미국인들 사이에 정치적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이병훈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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