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000조..'투자 블랙홀' ETF

문지웅,신화,김정범 2021. 10. 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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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ETF 순자산 1경원 돌파
8월까지 누적 자금유입 규모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폭증
뜨는 테마에 분산투자 장점
싼 수수료에 수익률도 호조

◆ 세계 ETF 1경원 시대 ◆

전 세계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 매력에 흠뻑 빠졌다. ETF는 펀드처럼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있으면서 펀드보다 수수료가 훨씬 저렴한 투자 상품이다. 펀드와 달리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투자자들이 실시간으로 매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장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부터 전기차, 메타버스, 탄소배출권, 우주산업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테마가 ETF로 출시되며 투자자 관심을 받고 있다.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ETF로 개인은 물론 헤지펀드나 연기금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시장이 급팽창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ETF로 자금이 이동하는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3일 글로벌 ETF 리서치 기관인 ETFGI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 세계 ETF 운용자산 규모는 9조4680억달러로 10조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원화로 환산하면 1경원이 넘는다.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1조6000억달러 대비 6배에 이르는 자금이 ETF에 들어와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 ETF 규모는 특히 올해 눈부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1조7500억달러가 늘어나 지난해 연간 증가액(1조5420억달러)을 벌써 넘어섰다. 전 세계 ETF 자산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주식시장 강세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금 유입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8월까지 전 세계 ETF 자금 순유입 규모는 8417억달러로 1000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4275억달러의 두 배에 가깝다. 지난해 연간 순유입 규모인 7628억달러도 이미 돌파했다. 전 세계 자금을 ETF가 빨아들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다.

국내 ETF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2002년 3000억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ETF 순자산은 2019년 50조원을 돌파했고 이달 1일 기준으로는 63조2659억원에 달한다. 상장 종목 수는 8월 10일 500개를 넘어섰다. 순자산 규모와 종목 수, 일평균 거래대금을 고려할 때 한국 ETF 시장은 세계 톱5 수준으로 성장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센터장은 "ETF는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데다 효율성도 극대화된 상품"이라며 "'스마트 개미'를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 세계에는 ETF 8100여 개가 상장돼 있다. 규모가 가장 큰 ETF는 미국에 상장돼 있는 'SPDR S&P 500 ETF 트러스트(SPY)'로 4000억달러에 이른다. SPY는 연초 이후 17.2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문지웅 기자 / 신화 기자]

"테슬라·애플보다 짭짤"…상위 20개 ETF에 전체자금 30% 몰려

서학개미들도 "돌격, ETF"

톱5 상품 전부 S&P·나스닥 연계
테슬라 6%·애플 10% 오를때
뱅가드 ETF 수익률 15~17%

메타버스·저탄소·비트코인…
지수추종 外 테마형 무한진화

올들어 ETF로 역대급 자금유입
美 주식형펀드선 돈 빠져나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고조되며 전 세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도 ETF 투자를 권유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일대 증권사 영업점. [한주형 기자]
직장인 박 모씨(40)는 최근 퇴직연금 계좌에서 납입해온 펀드를 3000만원가량 환매해 미국과 중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했다. 박씨는 "ETF는 투자 종목이 공개되기 때문에 원하는 기업에 투자하기 쉽고, 실시간 매매가 가능해 시장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게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ETF에 전 세계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ETF는 펀드처럼 여러 종목에 분산해 투자할 수 있고, 주식처럼 모바일거래시스템(MTS)으로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상품이다. 국내에는 2002년 처음 소개됐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인플레이션, 경기 하강 등으로 최근 세계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개별 종목 투자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3일 ETFGI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 세계에서 운용자산 상위 20개 ETF의 운용자금은 전체 ETF 자산 규모의 28.5%에 달한다. 전 세계 ETF 자금 9조4860억달러(약 1경1260조원)의 3분의 1이 상위 20개 ETF에 몰려 있는 셈이다. 상위 100개 ETF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 자산 규모는 전 세계 자금의 절반 이상인 53.5%에 해당했다.

운용자산 상위 5개 ETF는 모두 S&P500, 나스닥 등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운용자산 1위와 2위 ETF인 SPDR S&P500 ETF(SPY)와 아이셰어스 코어 S&P500 ETF(IVV)는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운용자산이 각각 4035억달러(약 487조원), 3019억달러(약 358조원)에 육박한다. 연초 이후 두 ETF의 수익률은 각각 17.28%, 17.31%에 이른다. 운용자산 3~5위는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뱅가드 토털 스톡 마켓 ETF(VTI)와 뱅가드 S&P500 ETF(VOO),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로 연초 이후 이날까지 수익률이 각각 16.77%, 17.32%, 15.21%에 달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주식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미국 주식 ETF로는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 주식 투자 방식으로 아크 이노베이션 등 테마 ETF가 선호되면서 ETF를 투자 수단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 ETF 수익률은 테슬라, 애플, 삼성전자 등 미국과 국내 대표 종목 투자 수익률보다 높다.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인 테슬라, 애플 주가는 각각 6.16%, 10.23% 올랐다. 올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인 삼성전자 주가는 11.81% 하락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ETF 투자에 적극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가 보유한 해외 주식 중 7~9위에 QQQ과 SPY, TQQQ가 나란히 올라 있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 대비 3배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ETF 투자는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국내 상장 ETF 총순자산 규모는 63조265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주가가 소폭 오른 영향도 있지만 주식형 액티브 ETF 시대가 본격 개막한 데다 무궁무진한 테마를 기반으로 한 ETF 신상품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TIGER(타이거) 차이나전기차 솔랙티브 ETF'는 1년도 안돼 순자산 2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도 투자자들을 열광하게 만들 새로운 테마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최근 거래소에 동시 상장한 탄소배출권 ETF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 탄소제로 사회로 가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탄소배출권 가격도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곧 거래소 상장을 앞둔 메타버스 ETF에도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가상자산, 가상화폐 ETF의 미국 상장은 앞으로 있을 가장 큰 이벤트로 꼽힌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비트코인 인버스 ETF까지 거래되고 있다.

[김정범 기자 /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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