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아니고 세달을 기다리라구요?"..오토바이 자전거 없어서 못판다
이륜차 등록 1년새 83% 늘어
전기자전거 두세달 기다려야
◆ 커지는 즉시배달 시장 ◆
코로나19 사태 이후 1시간 내에 원하는 제품을 배달해주는 '퀵커머스'(즉시 배송 서비스) 전성시대가 열렸다. 비대면 소비 열풍을 타고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원(라이더) '발' 역할을 하는 이륜차와 전기자전거 판매도 유례없는 호황을 맞으며 관련 중소업체와 스타트업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현황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오토바이·스쿠터 등 전국 이륜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83%(5만2114대) 증가한 228만9009대를 기록했다. 종전까지 이륜차 등록이 연간 1만~2만대씩 늘었던 데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퀵커머스 시장이 커지며 이륜차 판매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인수한 GS리테일은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5000억원에서 2025년 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퀵커머스를 지원하는 배달 수단 매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전기 오토바이 제조사 엠비아이는 지난해 제품 출시 이후 판매량이 630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5000대를 예상하고 있다.
전기자전거 시장 성장세 역시 두드러진다. 삼성SDI는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가 올해 2060만대 수준에서 2025년 3350만대까지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별도 면허가 필요 없는 전기자전거는 퇴근 후 아르바이트로 배달을 하는 이들이 많이 사용한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올해 상반기 각각 872억원, 3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019년 한 해 매출을 넘어섰다. 삼천리자전거의 전기자전거 매출은 올해 상반기 35%(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알톤스포츠의 인기 전기자전거는 주문 후 2~3개월간 대기해야 할 정도다.
다만 도로 위 이륜차나 전기자전거가 늘면서 안전사고 문제가 커졌다는 점은 퀵커머스 시장의 어두운 면이다. 지난달 서울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는 오토바이 배달원이 23t 화물트럭에 치여 사망하기도 했다. 차량 운전자들은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이륜차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배달 속도전에…스쿠터·전기자전거 시장 급성장
전기오토바이 개발 엠비아이
작년 630대서 올해 5000대 판매
매출도 전년대비 5배 상승 전망
전기자전거 생산 삼천리·알톤
올 상반기 매출 2019년 넘어서
삼천리 전기자전거 매출 35%↑
알톤, '품절대란'으로 이어져
에코브, 스마트 트레일러 개발
퀵커머스 시장의 핵심은 '라이더(배달기사)'다. 쿠팡 등 퀵커머스 서비스 업체들은 프로모션을 통해 '라이더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라이더가 많을수록 배달량을 늘릴 수 있고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라이더의 '발' 역할을 해주는 제품을 만드는 중소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자전거, 전기오토바이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매출이 급증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심지어 퀵커머스 배달량을 늘려줄 수 있는 '스마트 트레일러'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지금까지 전기오토바이는 배터리 충전 시간이 길고 수송 능력이 부족해 외면을 받아왔다. 엠비아이는 성능이 뛰어난 전기오토바이를 개발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상온 주행거리를 71㎞ 수준까지 늘린 배터리를 탑재해 물류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엠비아이 전기오토바이는 흔히 사용되는 110~125㏄급 내연기관 오토바이에 비해 적재 능력과 주행 성능이 좋고 유지비가 낮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현재 이 회사는 인천·부산 지역 배달대행 업체에 전기오토바이를 납품하고 있다.
전기자전거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전기자전거는 면허가 필요 없어 '파트타임 라이더'가 활용하기에 좋다. 일반적으로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해 라이더 활동을 하려면 이동수단을 직접 준비해야 한다. 출퇴근도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라이더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인구가 늘면서 자전거 업체들도 성장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기자전거로 제2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대표적 업체다. 이 회사 전기자전거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 성장했다. 현재 삼천리자전거 매출 중 전기자전거는 약 2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 2017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삼천리자전거의 연결기준 매출은 약 872억원으로 2019년 한 해 동안 기록한 871억원을 넘어섰다. 약 770억원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보면 13%가량 성장했다. 1회 충전으로 100㎞ 주행이 가능하고, 물건을 간편하게 실을 수 있는 접이식 전기자전거 '팬텀 Q SF', 아스팔트 도로처럼 고르지 못한 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팬텀 HX' 등이 부업 라이더에게 사랑받고 있는 제품들이다. 또 다른 자전거업체인 알톤스포츠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약 3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약 242억원) 대비 33% 성장한 것이고, 2019년 한 해 매출(311억원)보다 많다. 알톤스포츠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자전거 '코디악20FAT' 모델은 품절대란 사태를 겪고 있다. 지금 주문하면 2~3개월 지나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알톤스포츠 측 설명이다.
전기오토바이와 전기자전거 호황에 힘입어 이륜차 시장도 쑥쑥 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이륜차 시장 규모는 판매량 기준 395만3000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유로모니터는 전 세계 이륜차 시장 규모도 2024년 9억647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모빌리티업체로는 스타트업 에코브가 눈에 띈다. 현대자동차 사내벤처로 시작해 2019년 독립한 에코브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함께 스마트 트레일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트레일러는 핸들 부위 센서가 앞에서 끄는 라이더의 힘과 방향을 측정해 모터 속도와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라이더가 걸을 때는 걷는 속도에 비례해서, 전기자전거를 탄 채 이동하면 전기자전거 속도에 맞춰 따라갈 수 있다. 에코브는 현재 스마트 트레일러 적재량 50㎏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트레일러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가벼운 생필품 수준이 아닌 물이나 가전제품 등 무거운 제품도 퀵커머스 형태로 배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정남 에코브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퀵커머스 물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물류 거점이 점차 도심 내로 들어오고 있다"며 "스마트 트레일러는 짧은 물류를 위한 말단 배송에 특화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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