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암' 안하는 프로 대회..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의 독특한 마케팅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서 유일하게 선수 이름을 내걸고 여는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이 현대해상의 후원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7년이다. 2011년 시작한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대회가 타이틀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한국 골프의 개척자인 최경주 선수가 여는 대회가 격에 어울리는 대회가 되도록 돕고 싶다”며 현대해상이 후원을 결정했다.
당시 최경주는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에 깊이 감사드리며 골프 꿈나무들과 여자골프의 그늘에 가려진 남자골프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현대해상과 최경주 재단이 3년간 대회 상금 및 개최 비용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출발해 계약이 이어지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기업들이 후원하는 대회가 많지만 현대해상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선수를 위한 마음의 대회’라는 독특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대회의 모든 초점을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하는 데 맞추고 조용히 후원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3일 경기도 여주 페럼 클럽 동·서코스에서 열린 2021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총상금 10억원에 우승 상금 2억원으로 특급 대회로 치러져 국가대표 출신의 함정우가 2년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막을 내렸다.
기업 후원 대회는 보통 공식 대회에 앞서 VIP 고객을 초청해 프로들과 함께 여는 프로암 행사를 본 대회 못지 않게 중시한다. 총상금의 3배 가까이 각종 비용이 드는 만큼 그만한 마케팅 효과를 거두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대회는 프로암을 열지 않는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프로암을 열지 않고 2일의 공식 연습일을 제공하고, 대회장 안에 드라이빙 레인지와 벙커, 치핑 연습장을 별도로 준비했다. 대회 코스인 페럼 클럽도 적극 지원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최경주는 “무엇보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무대가 되도록 하자는 뜻으로 대회를 준비한다”고 했다.
이 대회는 또 참가 선수 전원의 참가비(1인당 11만원)를 주최 측에서 부담하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상금 예비비(3500만원)제도를 운영한다.
총상금 10억원은 60위 이내 선수들에게 지급하고, 컷 통과 선수 중 61위 이하 선수들에게는 별도의 예비비를 활용하여 상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컷 통과 선수가 70명일 경우 61위부터 70위 선수는 동일하게 35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일반적으로는 총상금에서 일정 비율로 상금을 나눠주기 때문에 금액이 얼마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는 대회 코스에서 멀지 않은 회사 시설을 활용해 선수들에게 무료로 숙박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숙박 신청 첫 날 준비한 숙소가 모두 마감됐다고 한다.
국내 골프 발전을 위한 뜻 깊은 기부 이벤트도 연다. 9번 홀(파 5)에서 진행되는 마음챌린지 이벤트는 선수가 티샷한 볼이 특정 위치에 안착할때마다 50만원을 골프특성화학교인 여주 이포고등학교에 골프 꿈나무 후원금으로 기부한다.
대회장을 찾지 못하는 골프 팬을 위한 ‘랜선마음’ 응원 이벤트도 열어 ‘베스트 마음상’, ‘베스트 응원상’, ‘베스트 드레서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해 주최사가 경품도 나눠주고 있다. 이 대회는 여자골프 왕국에서 여자골프 인기에 치여 산다고 할 수 있는 코리안 투어 선수들도 어깨를 펴는 대회다. 함정우는 “한국 골프의 레전드인 최경주 선배가 한국 선수로 처음 미 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우승한 해에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며 “선수들이 다른 불편 없이 오직 대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후원해주는 이 대회에 많은 선수들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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