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직원 평균연봉 8000만원 넘었다..가구평균소득의 1.35배

백상경 2021. 10. 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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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 36곳의 직원 평균 연봉이 지난해에만 200만원 이상 올라 역대 최초로 8000만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악화로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 등 민간 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실적이 크게 악화한 공기업 연봉이 고공행진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된다.

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공기업 재무 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공기업 36곳의 직원 평균 연봉은 8155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 현재 등록된 350개 공공기관 중 직원 정원 50명, 총수입액 30억원, 자산 규모 10억원 이상이면서 총수입액에서 자체 수입액 비중이 50% 이상인 공기업을 기준으로 산출한 액수다.

공기업 직원 평균 연봉은 3년 전까지만 해도 7800만원대를 유지했다. 2016년 7838만원, 2017년 7830만원, 2018년 7852만원이었다. 하지만 2019년 7947만원으로 100만원 가까이 뛴 데 이어 지난해에는 8155만원으로 208만원 올랐다.

공기업별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가장 많은 9500만원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9400만원), 한국남부발전(9300만원), 한국마사회(9300만원), 한국남동발전(9200만원), 한국서부발전(9200만원), 한국동서발전(9200만원), 한국석유공사(92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기간 기관장 평균 연봉도 급격히 증가했다. 2016년 1억1875만원에서 2019년 2억1090만원으로 처음 2억원대를 넘겼다. 지난해에는 2억1512만원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이 기간 공기업들의 전체 영업실적은 급격히 추락했다는 점이다.

36개 공기업 당기순이익은 2016년 9조원, 2017년 4조2000억원, 2018년 2조원, 2019년 1조2000억원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6000억원 당기순손실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부채는 2016년 363조원(부채 비율 181.5%)에서 지난해 397조9000억원(182.6%)으로 늘어났다.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의 공공기관 인원 확대 정책에 따라 직원 숫자는 증가했다. 공기업 정원은 2016년 12만6972명에서 매해 4000~8000여 명씩 늘어 2020년 기준 15만80명이 됐다. 4년 동안 총 2만3108명이 늘어난 것이다.

정원 증가로 인건비 총지출은 2016년 9조2978억원에서 지난해 11조3535억원으로 2조557억원(22.1%)이 늘었다.

공기업들이 이처럼 경쟁적으로 정원을 늘리고 있는 것은 문재인정부 들어 바뀐 경영평가 방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공기업 성과급 지급의 기준이 되는 경영평가에서 '일자리 창출'은 전체 100점 중 7점으로 가장 배점이 높은 반면 총인건비 관리 항목은 3점에 불과하다.

구 의원은 "공기업들이 어려운 재무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공공일자리 확대 정책에 따라 신규 인력을 충원하고 있어 조직 비대화와 경쟁력 약화, 인건비 가중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방만한 운영과 인건비 지출로 인한 적자가 커지면 결국 국가와 국민에게 그 부담이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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