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베트남 되나"..퀵커머스 전성에 오토바이 전기자전거 거리를 점령했다

이종화 2021. 10. 3. 16: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달 속도전에..스쿠터·전기자전거 시장 급성장
전기오토바이 개발 엠비아이
작년 630대서 올해 5000대 판매
매출도 전년대비 5배 상승 전망
전기자전거 생산 삼천리·알톤
올 상반기 매출 2019년 넘어서
삼천리 전기자전거 매출 35%↑
알톤, '품절대란'으로 이어져
에코브, 스마트 트레일러 개발

◆ 커지는 즉시배달 시장 ◆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배송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배달기사`의 발 역할을 하는 전기자전거·오토바이 생산업체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은 오토바이로 배달 중인 라이더들. [박형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실내에서 모든 것을 주문해 받는 시대가 열렸다. 다음날 도착하는 익일배송, 다음날 아침 일찍 도착하는 새벽배송을 넘어 아예 한 시간 안에 주문한 물건을 받는 '퀵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은 흔히 생각하는 음식 배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공산품이나 생필품 등 사는 데 필요한 모든 물건으로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의 핵심은 '라이더(배달기사)'다. 쿠팡 등 퀵커머스 서비스 업체들은 프로모션을 통해 '라이더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라이더가 많을수록 배달량을 늘릴 수 있고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라이더의 '발' 역할을 해주는 제품을 만드는 중소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자전거, 전기오토바이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매출이 급증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심지어 퀵커머스 배달량을 늘려줄 수 있는 '스마트 트레일러'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배달 시장의 핵심은 오토바이다. 속도가 빠르고 교통 정체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최근엔 전기오토바이가 라이더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3일 전기오토바이 생산업체 엠비아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47억원으로 작년 한 해 매출액(34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 말에는 전년 대비 5배가량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엠비아이 성장세는 지난해 5월 개발을 끝내고 생산에 돌입한 전기오토바이가 퀵커머스 시장 확대에 힘입어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 회사 전기오토바이 판매는 630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약 5000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 A등급을 받은 엠비아이는 조만간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나선다.

지금까지 전기오토바이는 배터리 충전 시간이 길고 수송 능력이 부족해 외면을 받아왔다. 엠비아이는 성능이 뛰어난 전기오토바이를 개발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상온 주행거리를 71㎞ 수준까지 늘린 배터리를 탑재해 물류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엠비아이 전기오토바이는 흔히 사용되는 110~125㏄급 내연기관 오토바이에 비해 적재 능력과 주행 성능이 좋고 유지비가 낮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현재 이 회사는 인천·부산 지역 배달대행 업체에 전기오토바이를 납품하고 있다.

전기자전거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전기자전거는 면허가 필요 없어 '파트타임 라이더'가 활용하기에 좋다. 일반적으로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해 라이더 활동을 하려면 이동수단을 직접 준비해야 한다. 출퇴근도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라이더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인구가 늘면서 자전거 업체들도 성장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기자전거로 제2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대표적 업체다. 이 회사 전기자전거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 성장했다. 현재 삼천리자전거 매출 중 전기자전거는 약 2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 2017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삼천리자전거의 연결기준 매출은 약 872억원으로 2019년 한 해 동안 기록한 871억원을 넘어섰다. 약 770억원 매출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보면 13%가량 성장했다. 1회 충전으로 100㎞ 주행이 가능하고, 물건을 간편하게 실을 수 있는 접이식 전기자전거 '팬텀 Q SF', 아스팔트 도로처럼 고르지 못한 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팬텀 HX' 등이 부업 라이더에게 사랑받고 있는 제품들이다. 또 다른 자전거업체인 알톤스포츠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약 3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약 242억원) 대비 33% 성장한 것이고, 2019년 한 해 매출(311억원)보다 많다. 알톤스포츠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자전거 '코디악20FAT' 모델은 품절대란 사태를 겪고 있다. 지금 주문하면 2~3개월 지나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알톤스포츠 측 설명이다.

전기오토바이와 전기자전거 호황에 힘입어 이륜차 시장도 쑥쑥 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이륜차 시장 규모는 판매량 기준 395만3000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유로모니터는 전 세계 이륜차 시장 규모도 2024년 9억647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모빌리티업체로는 스타트업 에코브가 눈에 띈다. 현대자동차 사내벤처로 시작해 2019년 독립한 에코브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함께 스마트 트레일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트레일러는 핸들 부위 센서가 앞에서 끄는 라이더의 힘과 방향을 측정해 모터 속도와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라이더가 걸을 때는 걷는 속도에 비례해서, 전기자전거를 탄 채 이동하면 전기자전거 속도에 맞춰 따라갈 수 있다. 에코브는 현재 스마트 트레일러 적재량 50㎏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트레일러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가벼운 생필품 수준이 아닌 물이나 가전제품 등 무거운 제품도 퀵커머스 형태로 배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최정남 에코브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퀵커머스 물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물류 거점이 점차 도심 내로 들어오고 있다"며 "스마트 트레일러는 짧은 물류를 위한 말단 배송에 특화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