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퍼터 들고나와 우승 함정우 "이 맛에 골프 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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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에 골프 치는 거죠. 역시 여자친구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3일 경기도 여주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에서 우승한 함정우(27)가 웃으며 말했다.
이날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정상에 오른 함정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제 여자친구가 쓰던 퍼터를 주면서 '이거 한 번 써봐라'고 해서 바로 갖고 나왔다"고 우승 비결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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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이 맛에 골프 치는 거죠. 역시 여자친구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3일 경기도 여주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에서 우승한 함정우(27)가 웃으며 말했다.
이날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정상에 오른 함정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제 여자친구가 쓰던 퍼터를 주면서 '이거 한 번 써봐라'고 해서 바로 갖고 나왔다"고 우승 비결을 설명했다.
그의 여자친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강예린(27)이다.
강예린도 이날 경기도 포천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공동 35위에 오른 프로 골프 선수다.
이날 함정우가 우승 상금 2억원, 강예린은 공동 35위 상금 1천162만원을 벌어 '함-강 커플'은 하루에 2억1천만원 넘는 수입을 올렸다.
함정우는 2019년 5월 SK텔레콤오픈에 이어 2승째를 거뒀고, 강예린은 2부 투어에서 2013년에 한 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함정우는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다 보니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고, 미안했다"며 "오늘 친 걸 보면 결혼해도 될 것 같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1994년생 동갑인 함정우와 강예린은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처음 선발되며 만난 사이다.
그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주위에서 '퍼트가 약하다'고 얘기를 많이 하셔서 한 번 바꿔보려고 생각 중이었다"며 "여자친구가 중3인가, 고1 때 산 퍼터를 한 번 쓰면 좋겠다고 골라줘서 들고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혀 손대지 않고, 수건으로 좀 닦기만 하고 그대로 썼다"며 "분위기 반전의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3라운드까지 2타 차 선두였지만 이날 4번 홀(파4) 더블보기로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했던 그는 "머리가 하얘졌지만 그래도 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4월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공동 3위, 5월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준우승 등으로 호조를 보였지만 여름에 부진했다가 최근 가을에 접어들며 우승 소식을 전한 함정우는 "날씨도 땀 닦을 일이 줄어들 테니 더 공격적으로 자신 있게 하겠다"며 "이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도 얻었다"고 밝혔다.
2019년 SK텔레콤오픈에서 처음 우승할 때처럼 이날도 빨간색 상의, 검은색 하의의 '타이거 우즈 패션'을 선보인 함정우는 "오늘은 나오기 전에 마음도 편하고, 뭔가 제가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여유를 보였다.
2년 5개월 만에 우승이지만 "그동안 마음고생은 없었고, 칠 만큼 쳤기 때문에 행복했다"고 말한 그는 "미국 진출도 올해 해보려다가 자신감이 워낙 떨어져서 미뤘는데 내년에는 한 번 도전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3위에 오른 그는 "앞으로 더 CJ컵이나 외국 대회 출전 기회가 오면 다 나가고 싶다"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최자인 최경주 프로님께 처음 인사를 드렸더니 '어, 함 프로'하고 알아봐 주셔서 너무 기뻤다"고 덧붙였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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