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중개지원대출, 시중은행 배만 불렸나

이윤주 기자 2021. 10. 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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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시행중인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가 시중은행 배불리기에 이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중은행들이 한은으로부터 연 0.25%의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받고도, 창구에선 2~3%대의 금리로 대출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 8월 기준 16개 시중은행이 금융중개지원 프로그램 중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에 적용하고 있는 평균 금리는 연 2.87%, 소상공인 프로그램의 평균 금리는 연 2.52%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은이 금융기관에 연 0.25% 초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이 늘어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신성장·일자리 지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 지방중소기업 지원,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소상공인 지원 등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프로그램별로 한은의 지원 비율이 책정돼있다.

한은의 공급 한도가 가장 많은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한은의 지원비율은 기본 50%에서 저신용자·자영업자의 경우 75~100% 수준이다. 지원비율에 따라 은행의 추가 조달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금리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은행은 한은 지원비율 50%일 때의 금리가 연 2.22%, 지원비율 100%일 때 금리가 2.5%로 오히려 더 높았다. 다른 은행은 지원비율 50%일때 금리가 연 3.29%, 지원비율 100%일 경우 2.52%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은행별로도 금리가 천차만별이었다.

또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한은 지원비율 100%를 0.25% 금리로 지원받는 형태다. 그런데 실제 소상공인에게 나간 대출금리는 올 8월 기준 최소 연 1.79%에서 최대 3.05%인 것으로 조사됐다. 양 의원은 “코로나19로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정책 취지를 감안하면 시중은행들이 충분히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은이 금융중개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중은행을 보다 강력하게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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