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한국 남녀갈등 집중 조명.. "젠더전쟁 극단화"

김태훈 2021. 10. 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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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손가락 모양을 놓고 남성 혐오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일련의 케이스를 소개한 뒤 CNN은 "남성 혐오 손가락 모양 논란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움직임"이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CNN은 "기업들이 남성 혐오 손가락 논란을 사과하는 것이 페미니즘을 위축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한국 여성들의 우려도 비중있게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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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 기업들은 손 제스처에 불안해하나'
男고객 달래려 제품 수정, 사과 등 세태 전해
전문가 "페미니즘 위축 분위기 조성 우려돼"
한국의 젠더 갈등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CNN 기사 섬네일. CNN 홈페이지 캡처
요즘 한국에서 손가락 모양을 놓고 남성 혐오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N 방송이 3일 한국 사회에서 격화하는 남녀 간 젠더 갈등을 집중 진단해 눈길을 끈다.

CNN은 이날 ‘왜 한국 기업들은 손 제스처에 불안해하나’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내보냈다. 일부 여성의 남성 혐오와 관련한 논란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수년 동안 ‘젠더 전쟁’(gender war)이 벌어지고 있고, 이 전쟁이 최근 극한 상태가 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특히 CNN의 관심을 끈 건 손가락 모양.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벌린 모양이 남성을 성적(性的)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의미라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터에서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벌려 소시지를 집은 모습이 남성을 비웃는 그림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GS가 사과한 것이 대표적이다. CNN은 “이미 올해 5월부터 한국에서 20개가 넘는 기업 및 공공기관이 제품 등에서 페미니스트의 상징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것들을 삭제했고, 그 가운데 최소 12개 기업이나 기관이 남성 고객들을 달래기 위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일련의 케이스를 소개한 뒤 CNN은 “남성 혐오 손가락 모양 논란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움직임”이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한국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여성에 비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정서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미투’, ‘여가부 해체’를 각각 외치는 여성들(왼쪽)과 남성들. CNN 방송 캡처
군에 입대한 한국 남성들의 훈련 모습. CNN 방송 캡처
남녀가 모두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야 하는 이스라엘 같은 나라와 달리 한국은 ‘남성 징병제’를 공식 채택해 한창 취업을 준비해야 할 나이인 20대 초반에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은 군에 입대해 약 18개월 동안 고된 훈련을 받는다는 것이다. 과거엔 ‘군복무 가산점’이라도 있었지만 이젠 그런 것도 거의 없어 취업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불이익을 받는 구조라는 불만이 젊은 남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도 했다.

CNN은 “기업들이 남성 혐오 손가락 논란을 사과하는 것이 페미니즘을 위축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한국 여성들의 우려도 비중있게 다뤘다. 몇 가지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남성중심적 사회이고 여성 혐오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한데 갑자기 부상한 손가락 논란이 이같은 본질을 가린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CNN과의 인터뷰에 응한 한 대학교수는 손가락 논란을 “새로운 메카시즘”이라고 비판했다. 메카시즘이란 1950년대 미국에서 공산주의자 색출을 빌미로 벌인 일종의 ‘마녀사냥’을 뜻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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