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MVP' 그리고 '보수 1위', 송교창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손동환 2021. 10. 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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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9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만 19세의 잠재력만 갖추고 있던 신인은 5년 후 정규리그 MVP로 성장했다.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보수 1위(2021~2022 시즌 기준)도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전주 KCC 송교창의 이야기다. 잠재력만 갖고 있던 송교창은 노력과 집념으로 능력치를 끌어올렸다. KBL의 판도를 좌우하는 장신 포워드로 거듭났다.
하지만 송교창의 질주는 끝나지 않았다. 못 다 이룬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서 과거보다 미래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송교창은 과연 무엇을 위해 달려야 하는 걸까? (본 인터뷰는 2021년 8월 10일 오후 12시 30분에 진행됐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송교창은 2015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전주 KCC에 입단했다. 고졸 신분으로 숱한 선배들을 제치고 로터리 픽에 포함됐다.
그저 로터리 픽으로 꼽힌 고졸 신인으로 데뷔 시즌을 끝내지 않았다. 송교창의 가치와 잠재력을 안 전주 KCC가 챔피언 결정전 같은 큰 경기에도 송교창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큰 경기를 경험한 송교창은 자신의 과제를 명확히 파악했다. 부족한 점을 집중 연습했다. 자신을 파악하고 자신을 단련하는데 집중한 송교창은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단계 빨리 성장했다.
송교창의 발전 속도가 빨랐던 이유. 대부분은 ‘송교창의 노력’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송교창의 생각은 달랐다. 송교창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는 말로 기량 발전의 이유를 표현했다.

고졸 신인으로 로터리 픽에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데뷔 시즌부터 챔피언 결정전을 경험했습니다. 2015~2016 시즌이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요.
20살이라는 나이에 프로로 뛰어들었습니다. 비록 정규리그에는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챔피언 결정전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큰 무대를 경험한 것 자체가 저한테 큰 자산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게 저한테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됐던 것 같고, 성장에도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운이 좋았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2016~2017 시즌에는 기량발전상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준비했고, 어떤 게 잘됐다고 보시나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만으로도 쉽게 농구했습니다. 그런데 프로에는 외국 선수들이 있고, 저보다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 좋은 국내 선수들도 많습니다. 그런 걸 일찍 깨달았던 것 같아요.
특히, 슈팅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코칭스태프한테 조언을 구했고, 조언을 토대로 연습에 돌입했어요. 슈팅할 때 하체를 많이 안 쓴다는 조언을 받았고, 하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슈팅할 때 하체에도 힘이 들어갔고, 슈팅 거리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슛 폼도 많이 개선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2016~2017 시즌에도 운이 좋았습니다. (하)승진이형과 (전)태풍이형, 에밋 등 주축 선수들이 다 다쳐서,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그래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팀으로서는 불운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운이 좋았던 거죠.
2017~2018 시즌에는 수비 5걸도 받았습니다. 그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이)정현이형이 당시 FA(자유계약) 신분으로 이적해왔습니다. 태풍이형과 승진이형, 정현이형 등 공격할 사람이 많았죠. 저는 수비에서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때는 단신 외국 선수가 뛰는 시기였습니다. 제가 상대 팀 단신 외국 선수를 많이 막았습니다. 그 선수들의 영상을 보고, 성향을 연구했어요. 그 선수의 성향에 맞게 수비를 할 수 있었어요. 그런 요소들이 잘 됐기 때문에, 제가 ‘수비 5걸’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상상도 못한 상이었고요.(웃음)
2020년 1월 26일 kt전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KBL 역대 선수 중 최연소 200경기 출전이었는데요.
딱히 큰 의미는 없는 거 같아요.(웃음) 그저 프로에 적응을 잘 해서, 그만큼의 출전 기회를 얻었다는 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2020~2021 최고의 선수
MVP.
Most Valuable Player.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수.
2020~2021 시즌 위의 수식어를 모두 누린 이는 송교창이었다. 송교창은 2020~2021 시즌 정규리그 53경기에 나섰고, 평균 31분 26초 동안 15.1점 6.1리바운드(공격 1.6)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골밑 수비를 철저히 했고, 외국 선수와 리바운드 싸움에 동참했다. 공격할 때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침투했다. 그리고 다양한 지역에서 상대 수비를 공략했다. 공수 모두 날카로웠던 송교창은 KCC의 정규리그 1위(36승 18패) 등극에 큰 힘을 실었다.
송교창은 데뷔 6시즌 만에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됐다. 그러나 MVP라는 단어는 송교창한테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송교창이 생각한 의미는 ‘성장’이었다.

전창진 감독님이 오시고 난 후, 무빙 슛을 많이 연습했다고 들었습니다.
전창진 감독님은 코트에 있는 5명 모두 다 같이 움직이는 농구를 추구하십니다.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거기서 파생된 찬스를 많이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무빙 슛의 필요성을 더욱 느꼈던 것 같아요.
또, 전창진 감독님께서 제 포지션을 한정시키지 않으셨어요. 제가 4번이라고 해서, 4번의 공수 범위로만 저를 활용하지 않으셨어요. 여러 가지 역할을 저한테 맡겨주셨죠. 그래서 제가 무빙 슛을 더 던질 수 있었고, 그런 요소들 때문에 더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KCC는 2020~2021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때 12연승을 달리기도 했고요. KCC가 2020~2021 시즌 때 강했던 이유는 어떤 거였을까요?
10개 구단의 실력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 팀원들 간의 케미스트리나 소통이 잘 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경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었죠. 그런 게 쌓이다 보니, 12연승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정규리그 1위로 이어졌고요.
본인의 몫도 크지 않을까요?
제 몫도 크죠. 하하하
개인적으로는 어떤 게 잘 됐나요?
국내 선수의 높이는 낮지만, (라)건아나 타일러 데이비스가 골밑을 잘 틀어막았습니다. 두 선수가 골밑을 잠그고 나서, 국내 선수들이 속공에서 강점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속공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생각해요.(웃음)
데뷔 시즌 때 정규리그 1위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5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주축 선수로서 기여했다는 게 큰 의미일 것 같은데요.
정규리그 1위 못해보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저는 주축 선수로 팀의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정규리그 1위도 우승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성과를 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어요. 과제를 푼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과제를 100% 해낸 것 같지는 않아요.(웃음)
고졸 선수 출신 첫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습니다. 그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지난 시즌에 정규리그 MVP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100점을 만점으로 놓는다면, 2020~2021 시즌의 점수는 7~80점 정도 밖에 안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MVP를 ‘성장’의 의미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선수로서 더 성장해야 된다는 의미로요.

“그냥 아쉽죠”
전주 KCC는 정규리그 1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KCC라는 이름으로 첫 통합 우승을 원했다. 기대가 컸다.
송교창 역시 마찬가지였다. ‘데뷔 후 첫 통합 우승’이라는 큰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첫 2경기를 나서지 못한 것.
하지만 KCC는 4강 플레이오프 첫 2경기를 이겼다. 송교창 공백을 이겨내는 듯했다. 그러나 3차전과 4차전 모두 완패했다. 송교창이 부상 투혼을 보였지만, KCC는 5차전에서야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상대는 안양 KGC인삼공사였다.
KCC는 챔피언 결정전 4경기 모두 패했다. 통합 우승을 노렸지만, KGC인삼공사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송교창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의 아쉬움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그래서 플레이오프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아쉽다”는 표현을 계속 했다. 그 아쉬움이 수화기 넘어 전해질 정도였다.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갑자기 부상이 찾아왔습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갑자기 아팠습니다. 너무 부어서 신발을 신기도 어려웠어요. 우승할 때가 왔다고 내심 기대했는데, 다치고 나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어요. 너무 답답했죠.
어렵게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는데요.
데뷔 시즌 때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2017~2018 시즌과 2018~2019 시즌 모두 4강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챔피언 결정전에 가고 싶었어요.
어쨌든 지난 시즌에는 마지막 무대까지 올라갔습니다. 저한테는 뜻 깊은 무대였어요. 그렇지만 부상이라는 변수도 있었고... 어쨌든 너무 아쉬웠어요.
잔인한 질문일 수 있지만, 지난 챔피언 결정전은 어땠나요?
일단 우리가 정규리그 때 알고 있던 KGC인삼공사가 아니었습니다. 제러드 설린저가 들어온 이후, KGC인삼공사 국내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팀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느꼈죠. 그냥 아쉽습니다.(웃음)
많은 분들께서 ‘송교창의 몸 상태가 처음부터 좋았다면...’이라는 가정을 합니다.
물론, 제가 몸 관리를 더 잘 했더라면, 저한테 부상이 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움이 컸어요. 그렇지만 부상도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7억 5천만 원? 보수 총액 1위? 챔피언 결정전 우승!
송교창은 2020~2021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로 풀렸다. 단연 최대어였다. KBL 정상급 기량을 증명했고, 발전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 또한 보여줬기 때문.
FA 시장을 처음 경험한 송교창은 ‘설렘’의 감정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과 함께 한 KCC를 떠나지 않았다. KCC를 향한 애정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KCC도 송교창에게 MVP에 걸맞는 대우를 했다. 송교창에게 계약 기간 5년에 2021~2022 시즌 보수 총액 7억 5천만 원(연봉 : 5억 2천 5백만 원, 인센티브 : 2억 2천 5백만 원)의 조건을 제시했다. 송교창은 이를 받아들였다. 송교창은 KCC에 남았다.
2020~2021 시즌 3억 3천만 원의 보수를 받은 송교창은 127.3%의 보수 인상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2021~2022 시즌 KBL 등록 선수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이가 됐다. KBL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선수가 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송교창은 ‘7억 5천만 원’와 ‘보수 총액 1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만, 고액 연봉자로서 책임감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루지 못한 꿈을 생각했다. 그건 바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었다.

처음 FA가 되셨습니다.
설레는 것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KCC라는 구단에 워낙낙 애정이 많기에, KCC와 빠르게 계약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보수 총액 1위’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KBL에서 연봉을 제일 많이 받는 선수가 된 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너가 작년에 수고했으니, 이만큼 가져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넌 앞으로 더 보여줘야 해. 지금보다 더 해야 돼’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최고 연봉 선수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뜬금없는 질문입니다만, 신인 때 이 정도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신인 때는 5억 정도 받으면 보수 1위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저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제 연봉이 올라갔지만, 이 정도의 금액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너무 감사한 일이죠.
한편, ‘송교창은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모두 지닌 선수다. 그런 것에 비하면, 보수가 적은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평가가 어땠는지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사무국에서 제가 KCC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설명해줬습니다. 그리고 팀의 방향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도 저한테 공유해줬습니다. 그리고 저한테 큰 금액을 안겨줬습니다. 그런 점들이 너무 감사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받는 금액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KCC는 본인한테 어떤 의미인가요?
가족 같은 존재죠.(웃음)
협상은 끝이 났습니다. 이제 다가올 시즌을 준비해야 합니다.
부상당한 곳이 완벽하게 낫지 않았습니다. 부상을 터는 게 먼저입니다. 부상이 나으면, 기술을 세밀하게 다듬으려고 합니다. 2대2 전개나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 등 경기를 읽는 능력도 키우고 싶습니다.
2021~2022 시즌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팀 목표와 개인 목표 모두 챔피언 결정전 우승입니다.(웃음)
마지막으로 팬들한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좀 더 책임감을 져야 하는 위치에 올라왔습니다. 많아진 책임감을 짊어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경기장에서 팬들한테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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