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용기 39대 대만방공식별구역 침범, 역대 최대 규모

중국군 J-16전투기/대만 국방부

중국군 군용기 39대가 2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를 침범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하루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은 전날에도 38대의 전투기, 정찰기를 대만 ADIZ에 보내는 등 대만 제공권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2일 하루에만 두 차례에 걸쳐 중국군의 대만 서남부 ADIZ를 침범한 사실을 공개했다. 첫번째는 젠(J)-16 전투가 14대, 수호이-30 4대, 윈(Y)-8 대잠초계기 2대였다. 두번째 발표에서 대만 국방부는 J-16 전투기 12대, 수호이-30 6대, 쿵징(KJ)-500 조기경보기 1대가 대만 ADIZ를 침범했다고 밝혔다. 전날인 1일에도 중국군 J-16 전투기 28대, 수호이-30 4대, 훙(H)-6 폭격기 4대, Y-8 대잠초계기, KJ-500 조기경보기 각 1대씩 총 38대가 대만 서남부 ADIZ를 침범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9월 이후 중국군의 ADIZ 침범 때마다 이를 공개해왔다. 지금까지 지난 6월 15일 총 28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를 침범한 것이 최대 규모였다. 중국군은 그간 미국 국무부 차관 등 고위 관계자가 대만을 방문할 때 20여대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ADIZ, 해협 중간선(중국과 대만의 공중 경계선으로 여겨짐) 등을 침범했다.

중국이 건국 기념일인 10월 1일 직후 대규모 공군력을 과시한 것에 대해 장옌팅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대만 중앙통신사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외부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대만을 상대로 강한 메시지를 보내 국내 애국주의 여론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만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 슈샤오황 연구원은 “미국·영국·호주 등이 안보협력체인 오커스(AUKUS)를 구성해 중국을 겨냥하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ADIZ는 국제법상 주권이 미치는 영공(領空)은 아니지만 외국 군용기의 영공 침입을 사전에 막고 군사적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설정하는 공중 구역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 대만, 필리핀,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운영한다. 세계적으로 20여개 국가가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