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광주MBC 방화 남성, 41년 만에 무죄

박진주 2021. 10. 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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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 장면 방송하지 않는다"며 방송국 건물에 불질러
재심 재판부 "헌법 존립·헌정질서 수호위한 정당행위"
[사진 = 연합뉴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데모 장면을 방송하지 않는다"며 광주MBC에 불을 지른 혐의로 투옥된 남성이 41년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는 계엄법 위반, 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1981년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개월이 확정됐던 고 최모(당시 18세·2009년 사망)씨의 재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최씨는 1980년 5월 18일 오후 9시 30분께 광주시 동구 궁동 광주문화방송 앞에서 시위군중 수백명이 "방송국에서 데모 장면을 방송하지 않는다. 불 질러 없애버려야 한다"며 시위할 당시 시위대로부터 휘발유 통을 받아 박모씨, 성명불상 1인과 함께 방송국 안에서 불을 지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심 재판부는 과거 재판 기록 등을 볼 때 최씨의 방화 자체는 인정되지만 5·18과 관련해 헌정 질서 파괴 범죄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에 해당해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르면 전두환 등이 1979년 12월 12일 군사 반란 이후 비상계엄 확대를 선포하고 1981년 1월 계엄 해제 시까지 행한 행위는 헌정 질서를 파괴한 범죄이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범으로 지목된 박씨는 앞서 1998년 재심에서 이러한 취지로 무죄를 인정받았다"면서 "최씨의 행위 역시 헌법의 존립 및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것으로, 정당 행위로 봐야 하며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씨가 박씨와 함께 1979년 10∼11월 녹음기와 자전거를 훔친 혐의, 1980년 10월 시비가 붙어 타인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검찰은 1980년 최씨를 계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할 당시 절도·폭행 사건을 함께 기소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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