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태산) 강(황허) 성인(공자)가 있는 산둥성..한국과 우호협력 강화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2021. 10. 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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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9월 27-28일 공자탄생 2572주년 기념 문화제 열려
공자 태어난 취푸현 니산엔 90m짜리 초대형 공자상
진시황이 제사 드린 태산 바위엔 명사들이 남긴 흔적 빼곡
지난 황허 제방에 올라서면 치수에 쏟는 노력 볼 수 있어
중국 산둥성은 32개 성.시 가운데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이다. 산둥에서 닭이 울면 인천에도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산둥성은 인문·문화적으로도 우리에게 익숙한 곳이다. 한국인의 내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유교 사상의 정점인 공자의 탄생지이고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로 시작하는 시조에 나오는 태산(타이샨)도 산둥에 있다.

태산 전경. 안성용 기자

산둥성 정부는 공자 탄생 2,572주년을 맞아 지난달 27일과 28일 공자의 고향 지닝시 취푸에서 공자문화제를 개최했다. 문화제 행사 중 하나로 '문명 대화와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한 '니산 세계문명포럼'도 중국과 한국, 미국 등 16개 나라와 지역 전문가 172명이 참석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서로 다른 문명 간에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만 지혜를 모으고 상호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답을 찾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류옌둥(劉延東) 전 중국 공산당 중앙 정치국 위원겸 국무원 전 부총리는 공자는 중국 인물이지만 유학은 세계의 사상이라며 유가의 학설과 중국 전통 문화는 내가 싫어하는 바를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이웃과 협력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중요한 지향점으로 삼는다고 소개했다.

문화혁명 때 배척과 지움의 대상이던 공자와 유교가 중국의 대외관계를 설명하는 사상적·이론적 틀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달 27일, 28일 열린 공자문화제 개막식 행사. 중국일보 제공

공자가 태어난 지닝시 취푸현은 인구 64만의 작은 도시이다.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층 아파트는 볼 수 없고 중국 전통 가옥 양식이 잘 보존된 곳이다. 취푸에 사는 사람 10명 가운데 6명은 공자의 후손이다. 여행객을 태워 시내를 구경시켜주는 삼륜차 운전 기사도 공자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해박한 관련 지식을 쏟아낸다.

공자 사당과 후손들의 묘가 있는 취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공자가 태어났다는 니산이 있다. 야트막한 구릉에 커다랗게 자리 잡은 72m짜리 초대형 공자상이 눈에 들어온다. 기단까지 합치면 90m가 넘는다.

후베이성 징저우시에 있는 아파트 20층 높이의 대형 관우상이 세계적 명물이 되었다가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비판 끝에 애물단지로 전락해 이전되기도 했지만 니산의 공자상은 주위 풍광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공자가 태어난 니산에 있는 기단 포함 90m짜리 대형 공자상. 안성용 기자

취푸에서 북쪽으로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인구 500만의 타이안시가 있다. 바다에서 멀지 않은 평지 가운데 우뚝 솟아 유난히 커 보이는 태산이 있는 도시다. 태산의 실제 높이는 1545m로 중국의 산중에 16번째 높이지만 중국인들은 5대 명산 '오악(五岳)'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일출을 보기 위해 중국인들이 줄을 서서 올라오는 곳이고 명절 때는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식당이나 화장실 바닥에서 쪽잠을 청하며 해뜨기를 기다리는 명소이지만 낙조 또한 장관이다. 중국 최고의 명승지인 AAAAA급 풍경구로 지정돼 있고 코로나19 이전엔 한국인도 연간 6만명 정도 다녀가던 곳이어서 곳곳에서 한국어 안내판을 볼 수 있다.

태산 정상 암벽에 있는 글씨들. 지저분한 낙서로 보일 수 있지만 수 백년을 거치면서 한편의 역사가 되었다. 태산 정상에는 이런 글들이 널려 있다. 신중국 성립 이후 이 곳을 다녀간 중국 고위 간부들의 글씨도 곳곳에 있다. 안성용 기자

진시황을 시작으로 중국의 역대 황제들이 태산에서 하늘에 제사 지냈고 도교와 불교, 유교가 융합돼 있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자사당도 이 곳에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으면 그 흔적도 남기 마련인데 정상 부근 바위 곳곳에 중국의 명사들이 남긴 글과 여기에 얽힌 일화를 보고 듣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타이안에서 버스로 2시간을 북쪽으로 올라가면 닿게 되는 도시가 산둥성 성도인 지난이다. 창장과 함께 중국의 양대 강 중 하나인 황허가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루오코우 제방에 올라서면 광활한 황허의 물줄기와 함께 치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중국에서 어머니의 강으로 통하는 황허. 안성용 기자

산둥성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산동을 1산 1수 1성인의 고장이라고 표현한다. 1산은 태산이고 일수는 황허, 1성인은 공자인데 각각이 산둥 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산둥성은 지리적으로 가깝다보니 우리와 인연도 깊고 많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최초로 칭다오에 총영사관이 생겼고 산둥성 21개 도시가 한국의 23개 도시와 자매도시 관계를 맺고 있고, 41개 도시는 우리나라 82개 도시와 우호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칭다오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한·중 문화 교류의 해' 사업의 일환으로 9월 30일 한국·산둥성 자매도시 화상 교류 회의를 개최했다. 한국과 산둥성의 단체장들은 상대 도시에게 코로나 극복을 응원하고 협력 분야 확대를 희망하는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했다.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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