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우외환②]美, 대중 압박 정밀화..오커스·쿼드 등 전방위 포위

유자비 2021. 10. 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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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아프간 철군 후 중국 견제 본격화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 전수…63년만
쿼드 4개국 기술 맞손…우주 협력도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공동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영국, 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3국 간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UKUS)를 발족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3국은 오커스를 통해 사이버와 인공지능, 수중 시스템 등 군사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등 중국 견제를 위한 안보 정보 및 정보기술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2021.09.16.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영국, 호주와 3자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고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의 '쿼드'(Quad)에서 기술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동맹국들과 손잡고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中 견제 위해 미국,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 전수


미국이 지난달 15일 영국·호주와 새로운 3국 안보협력체 '오커스'를 출범시킨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커스의 핵심은 미국과 영국이 향후 18개월간 호주의 핵잠수함 기술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또 오커스는 외교안보와 관련된 사이버 공격 대응,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과 관련 정보의 공유에도 합의했다.

미국이 대중국 공동 전선 확대에 나선 것으로, 미국이 남중국해 일대에서 중국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1958년 영국 이후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처음으로, 지금까지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러시아만이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각을 세워온 호주가 대중 압박 전면에 나섰다. 호주는 과거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몇년간 관계가 악화됐다. 중국은 호주를 전방위적 무역 제재로 공격했고, 이에 호주는 오커스 가입으로 맞섰다.

영국 BBC는 "오커스 협정은 세 나라 사이에 수십년 만의 가장 큰 방위 협력 관계 중 하나"라며 "기존 함대보다 훨씬 빠르고 탐지하기 어려운 핵잠수함을 호주에 주둔시키는 것은 이 지역 내 미국의 영향력에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워싱턴=AP/뉴시스]2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하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쿼드 기술 협력"...중국 전방위 압박


미국은 중국 견제 안보협의체 쿼드에서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이어 유럽연합(EU)과도 기술 무역 분야 협력을 강화해 중국의 기술 굴기(堀起·우뚝 선다는 뜻)를 견제하고 있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쿼드 4국 정상은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가졌다. 지난 3월 화상 정상회담을 한 지 6개월 만이다.

정상들은 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 기후변화, 사이버·첨단기술 등에서 나아가 5G통신망, 우주 분야 협력도 포함시키며 중국 압박을 강화했다.

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중국'이란 단어가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견제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다.

성명은 "국제법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자유롭고 개방적 규칙에 기초한 질서를 증진해 인도·태평양과 그 외 지역 안보와 번영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특히 "쿼드는 지역 평화, 안정, 안보, 번영을 위한 힘을 보장한다. 유엔해양법협약이 반영된 국제법을 지지해 동·남중국해를 포함한 해역에서의 도전에 맞서겠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쿼드는 쓰나미 대응을 위해 2004년 발족했다. 한동안 활동이 없다가 2017년 이후 다시 부상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태평양에 대한 보다 큰 관심과 중국이란 주요 외교 정책 목표에 주목하면서 활성화시키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성명이 "중요 및 신기술에 대한 협력을 구축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상업적 및 전략적 의미를 모두 가진다"고 평가했다. 쿼드 협력이 화웨이와 ZTE가 세계 5G 네트워크를 장악하는 것을 막고 반도체에서 우위를 지키며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지배를 막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중 견제 행보는 이어졌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달 29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제1차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열며 글로벌 기술과 무역 분야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력을 본격화했다. TTC는 지난 6월 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 때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할 목적으로 미국과 EU가 신설하기로 한 협의체다.

양측은 성명에서 "우리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 특히 세계 무역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비(非) 시장적인 경제가 제기하는 관행으로부터 우리의 기업, 소비자 그리고 근로자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중국을 우회적으로 견제했다.

中 "냉전부활 위험" 반발…프랑스 소외 등 틈도


미국의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자 중국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오커스 합의에 대해 "냉전 부활이라는 숨겨진 위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쿼드 정상회의에 대해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과 역내 국가들 사이 불화를 조성하는 일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날을 세웠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고 빠르게 동맹들과 손잡으며 중국 견제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직접 중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인도태평양 같은 지역으로 초점을 옮긴다"라며 중국을 정조준했다.

WSJ는 최근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의 힘과 영향력 증대, 특히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대항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오커스 출범과 쿼드 국가들의 정상회담 행보는 중국과 맞서려는 분명한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급속한 중국의 군사력 발전은 해상, 국경 분쟁이 활발한 인도와 필리핀과 같은 이웃 국가들에 심각한 위협이 됐고 이는 수십년동안 아시아의 안보 구조를 지탱해온 미군 주둔을 위협하고 있다"며 대중국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오커스 출범 과정에서 프랑스가 소외되며 반발을 사는 등 틈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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