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 거부하는 사람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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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방 항소법원은 뉴욕주가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 면제를 일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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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일 임박해 종교적 이유로 헌법상 권리 침해 소송
백신 개발·제조에 낙태 태아 세포 이용.."용납 못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에서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종교적 이유에 따른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종교적 이유로 백신접종 거부할 권리 인정해달라”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방 항소법원은 뉴욕주가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 면제를 일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뉴욕주(州) 연방법원이 의료 종사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조치를 일시 중지하는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 뉴욕주에서 항소를 제기한 것에 대해 또다시 원고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뉴욕주정부는 모든 병원과 요양원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을 상대로 지난달 27일까지 최소 1회의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해야 한다고 방침을 내렸다. 이에 일부 접종 대상자들이 “종교적 이유로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소송을 냈다.
원고측은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 및 제조 단계에서 낙태된 태아의 세포주를 사용했다며, 이는 낙태를 반대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종교적 신념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원고측 변호사는 “원고들은 낙태가 본질적으로 무고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라고 믿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낙태를 반대하고, (백신처럼) 낙태된 태아에서 유래한 세포주를 사용한 것 또한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항소법원의 결정으로 의료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 의무 면제는 이번 안건의 변론일인 오는 14일까지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뉴욕주는 “백신 접종 명령을 연기하는 것은 그들이 봉사하는 취약계층에 대한 감염, 합병증, 사망의 위험을 내포한다”며, 백신접종 의무화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심각한데”…백신 회피사례 증가 우려
일각에서는 종교적 이유에 따른 백신 거부를 인정할 경우 접종 회피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지프 셀러스 뉴욕주의학협회장은 지난달 성명을 통해 “아무리 큰 종교적 이유도 백신을 반대해서는 안 된다”라며 “델타 변이로 심각해진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한 조치(백신 접종)를 피하려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교계에서도 백신 접종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거의 모든 종교는 생명 존중을 기본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에 백신에 낙태 태아의 세포주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문제 삼을 여지가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백신이 더 많은 생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 비중을 둔다는 해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교황은 “우리는 세계적 대유행을 종식할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지만 이런 희망은 우리가 모두 백신을 맞을 때만 가능하다”라며 “이는 자신을 위한 사랑, 가족과 친구를 위한 사랑,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미 ABC방송은 “(낙태) 태아 조직에서 파생된 세포 라인이 다양한 백신과 의약품을 연구 개발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사용돼왔기 때문에 종교적 이유의 백신 거부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면서 “많은 주요 종교 교단들은 코로나19 백신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1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70만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인 1918∼1919년 스페인 독감 당시의 사망자(약 67만5000명)보다 많다. 70만명은 미국 전체 인구의 0.2%에 해당하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인 500명 중 1명이 이 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장영은 (bluera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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