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핵폭탄' 쥔 두 사람은 유동규와 권순일

최경민 기자 2021. 10.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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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읽어주는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일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1.10.1/뉴스1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태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여당은 곽상도·원유철 등 보수 정치인들의 이름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하고, 야당은 당시 성남시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였다는 점을 겨냥해 "이재명 게이트"라고 맞서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개발 시행사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점이 가장 두드러졌다. 여권이 야권에 대해 공세적이었던 이유다. 그러면서도 여권은 "대장동 개발은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이 구분돼 있고, 민간에서 일어난 일은 민간의 책임"이라며 '이재명 책임론'을 원천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동 의혹의 키맨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권순일 전 대법관이 떠올랐다. '공공'과 '민간'을 구분한 여권의 방어논리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로 두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대장동 개발 계획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본부장은 1일 체포됐다. 이재명 지사의 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단 때 '무죄' 의견을 냈던 권 전 대법관은 해당 판결 전후로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씨를 수차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유동규 커넥션은 존재했을까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소수의 인사들이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받는 구조에 성남시가 특혜를 줬는지 여부가 의혹의 핵심 쟁점이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계획을 주도했던 인물인 만큼 해당 사안을 모를리 없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일각의 시각이다. 실제 수익배분 등을 유 전 본부장이 주도했고 "이익 독식을 통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유 전 본부장이 묵살했다는 성남시 내부 증언들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의 관계사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는 주장도 있다. '천화동인 1호' 투자수익이 유 전 본부장의 몫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김만배씨가 화천대유를 통해서 천화동인 1호를 가지고 있고, 1억원을 넣어서 1200억원을 가져갔는데 그 돈이 사실상 유동규 씨 것이라는 얘기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본인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 당시 휴대폰을 창문 밖으로 던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사실상 증거인멸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재명 지사가 과거에 '사고 치면 전화기 뺏기지 마라'라는 공개 강연을 한 적 있다. 이 지사를 충성심으로 모셨던 분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학습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유동규 전 본부장/사진=유동규 트위터

유 전 본부장의 비위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난다면, '공공'과 '민간'이 구분돼 있다는 이재명 지사 측 방어논리가 일부 허물어지게 된다.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의 최측근이라는 주장까지 더해질 경우 '이재명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지사 측은 유동규 전 본부장과의 거리두기에 나섰다. 유 전 본부장에게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재명 지사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일선 직원이라도 거기서 문제가 생겼다면 당연히 내가 책임져야 한다"라면서도 "측근, 측근 하는데 비서실에 있었거나 돈을 받고 도왔거나 해야 측근이다. 유 전 본부장은 시설관리공단 직원 관리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野에서 '핵폭탄'으로 지목한 권순일
권순일 전 대법관은 지난해 이재명 지사의 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단 때(대법관 7대 5의 의견으로 무죄) 무죄쪽에 섰던 적이 있다. 그리고 대법관에서 퇴임한 후 '화천대유'의 고문에 위촉됐다. 그의 자문료는 월 15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법률 자문을 했기 때문에 변호사법 위반 처벌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야권은 여기에 더해 '사후수뢰죄' 가능성 등도 점쳤다. 국민의힘의 주장대로 이 지사의 대법원 판결에 대한 대가를 '화천대유'를 통해 받은 것이라면, 역시 여당이 방어선을 친 '공공'과 '민간' 사이 장벽이 무너지게 된다. 권 전 대법관의 경우 이 지사에 대한 판결 전후로 수차례 김만배씨와 접촉했던 게 확인되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월 1500만원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사후수뢰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변호사 등록도 안 하고 화천대유에서 돈을 받은 것 자체가 변호사법 위반이라 현재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 압수수색을 시급하게 해야 한다"라며 "가장 충격적이고 심각한 화약고는 여기(권 전 대법관)에 있다. 이재명 지사는 유동규와 관계도 있지만 권순일과 관계가 더 핵폭탄"이라고 주장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 /사진=과천(경기)=김휘선 기자 hwijpg@

이재명 지사 측은 이같은 의혹 제기를 꾸준하게 일축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김만배씨가 권 전 대법관을 만나기 위해) 주로 왔다 갔다 했다는 시기가 2020년 아니겠나. 그때는 이미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이 아니었다"며 "그렇기에 김만배씨가 그 사업과 관련해서 로비를 해야 될 관계가 아니다. 무리하게 엮는 것 자체에 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자신에 대한 대법원 판결 당시와 관련해 "소부에서 무죄, 유죄가 갈리니까 전원합의체로 간 것이다. 당연히 소부에서 유죄보고서, 무죄보고서 둘 다 냈을 것"이라며 "권 전 대법관은 소부 소속이 아니다"고 글을 썼다. 권 전 대법관은 전원합의체에서 본인의 '무죄' 의견을 냈을 뿐,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주도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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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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