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주의 그만 ..사망률·총생산 모든 지표가 우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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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빈 서판'으로 유명한 인지심리학자 스티븐 핑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18세기에 유행한 계몽주의를 꺼내 들었다.
핑거는 이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그래프 75개와 방대한 데이터를 가져왔다.
인구의 기대수명은 18세기 말 계몽주의 이후 전 세계 30세에서 70세로 늘었다.
핑거는 이런 관점에서 니체를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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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저서 '빈 서판'으로 유명한 인지심리학자 스티븐 핑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18세기에 유행한 계몽주의를 꺼내 들었다.
신간 '지금 다시 계몽"은 과거보다 현재가,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잘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무지와 낭만에서 벗어나려는 태도인 계몽이 진보를 추동하기 때문이다. 즉 계몽(지식)이 인간의 번영을 증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설파한다.
핑거는 이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그래프 75개와 방대한 데이터를 가져왔다.
자료에 따르면 계몽주의는 생명, 건강, 식량, 부(富), 불평등, 환경, 평화, 안전, 테러리즘, 민주주의, 평등권, 지식, 삶의 질, 행복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효력을 발휘해 인류 역사를 바꿔 왔다.
인구의 기대수명은 18세기 말 계몽주의 이후 전 세계 30세에서 70세로 늘었다. 지난 200년 동안 세계의 총생산은 약 100배 증가했다. 같은 시기 세계의 극빈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90%에서 10% 수준으로 줄었다. 유아 사망률도 1960년대 18%에 달했지만 2015년 4%까지 떨어졌다.
저자는 이처럼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시간순으로 향상돼 왔다면 그것이 바로 진보"라고 정의내렸다. 아울러 그는 이런 상황이 자연스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이 이룬 결실임을 강조했다.
저자가 제시한 지표에는 인류의 삶이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저자는 비관주의의 인지 편향에 벗어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비관주의는 우파에게서 '종교적 신앙' 또는 '민족주의'로 변형됐으며 좌표에게서 인간의 이익을 초월적 존재인 생태계에 종속시키는 낭만적인 녹색운동으로 나타났다.
핑거는 이런 관점에서 니체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니체는) 냉정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과대망상에 빠진 소시오패스"며 "(초인사상이) 낭만적 군국주의와 파시즘을 고취하는 데 일조했다"고도 했다.
저자는 우리 시대에 계몽주의를 성공시키기 위해 기존의 과학에 휴머니즘을 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핑거가 말하는 휴머니즘은 인간성의 고취가 아니라 인류의 번영-생명, 건강, 행복, 자유, 지식, 사랑, 풍부한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을 뜻한다.
◇ 지금 다시 계몽/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사이언스북스/ 5만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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