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잠수함계약 파기 전 프랑스에 서한"..'만족' 안보여

기사내용 요약
英가디언 보도…호주→프랑스 파기 통보 당일 서한 공개

[파리(프랑스)=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10.03.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호주는 프랑스와의 잠수함 계약 파기 몇 시간 전 계약 진행에 대한 인가를 받지 못했다는 서한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크레이그 부르크 해군 준장은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에 지난달 15일 보낸 서한에서 계약상 단계와 관련 "계속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어떠한 인가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가디언의 요청에 따라 일부 공개된 이 서한은 호주 잠수함 담당 부르크 준장이 계약을 나발 그룸 기욤 장피에게 보낸 것이다. 9월 15일 낮 12분 5분 작성됐으며 오후 4시 34분에 수정됐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오후 8시 35분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런 서한 내용은 호주가 잠수함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 전까지 만족해 했다는 프랑스 측의 주장과 엇갈린다.

신문에 따르면 프랑스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주 자국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주의 잠수함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호주 관리가 나발 그룹에 보낸 서한에서 "프랑스 잠수함의 성능이 뛰어나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계약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것을 의미했다"고 밝혔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도 이번 주 의회 청문회에서 호주 정부의 서한은 잠수함 검토에 "만족"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2단계에 대한 신속한 서명을 할 준비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르드리앙 장관은 외교·국방 및 국사위원회에서도 9월 15일 "호주 국방부로부터 받은 서한에서 모든 것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 거짓말을 했다"며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영·호주는 6개월 간의 비밀 협상 끝에 최근 중국을 겨냥한 3국 안보 동맹 '오커스'를 발족했다. 이로 인해 호주는 프랑스와 체결했던 900억 달러 규모의 핵 잠수함 계약을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에 격분한 프랑스는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 및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고 예정돼 있던 영국 국방장관과의 회담 일정을 취소했으며 EU에 호주와의 FTA 협상 중단을 요청했다. 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제76차 유엔총회 참석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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