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도 어쩔 수 없었다"..7시간 기다렸지만 기름 못 넣어

영국 '주유대란' 일주일째, 국민들 극심한 불편..호날두 운전기사·경호팀도 계속 대기했지만 주유 못해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AFP

영국에서 주유소 앞 대기행렬이 끊이지 않는 '주유 대란' 사태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도 기름을 넣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호날두의 운전기사가 22만파운드(3억5000만원)짜리 벤틀리 차량을 끌고가 주유소 앞에서 7시간 가까이 기다렸지만 결국 주유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호날두 운전기사와 함께 호날두 경호팀도 레인지로버 차량을 몰고 지난 29일 오후 2시20분쯤 호날두 자택 인근 주유소를 찾았지만 급유 차량이 오지 않아 오후 9시 넘어 다시 돌아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한 주민은 "호날두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기름을 못 구하는 건 우리와 같은 신세"라며 "운전기사에 경호팀까지 나섰지만 결국 빈 손으로 갔다"고 말했다.

영국 상당수 주유소에 연료가 떨어져 국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AFP

한편 영국의 기름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영국에서 주유소 약 1200곳을 운영하는 대형석유기업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이 주유소를 폐쇄하는 등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소식이 이번 사태 도화선이 됐다.

영국 8380개 주유소 가운데 3분의 2가 소속돼 있는 영국주유소연합(PRA)은 현지 주유소의 27%가 연료 부족사태를 겪고 있으며, 주유소의 21%는 한 종류의 기름만 재고가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자사 기자들이 런던과 주변 지역 주유소 10곳을 방문한 결과 3곳만이 문을 연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주유 대란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운전 인력이 빠져나간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운전학원 휴업, 자가격리자 증가 등으로 기름을 수송할 트럭 운전사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이번 트럭 기사 부족 사태가 브렉시트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에 반발하며 단순히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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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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