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문화] '한국의 얼굴' 하회탈..세월의 상처 말끔히 씻고 '새 단장'

정연욱 2021. 10. 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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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말앤문화 시간입니다.

'한국인의 얼굴'로 불리는 안동 하회탈, 고려 말에 제작된 13점이 수백년의 세월을 견디고 지금까지 전해져 왔는데요.

그런데 지난해 일부 탈에서 손상이 발견돼, 처음으로 새 모습을 갖추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정연욱 기자가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웃을 때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눈매와 눈가의 잔주름.

그 밑으로 도드라진 광대와 넓어진 콧볼.

나무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유연한 곡선으로, 미세한 표정 변화를 절묘하게 포착했습니다.

하회탈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양반탈입니다.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과 병산마을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별신굿 탈놀이 때 쓰기 위해 제작한 가면들로, 고려 말 제작돼 천 년 가까운 세월을 견뎌왔습니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하회탈과 병산탈은 불과 13점.

1964년 모두 국보로 지정됐지만, 지난해 유물 조사 과정에서 일부 손상이 확인됐습니다.

백정과 선비, 병산탈에는 선명한 균열이 생겼고, 잡귀를 쫓아낸다는 상상의 동물 주지탈은 표면의 종이가 들뜨고, 심지어 부패한 흔적도 있습니다.

국보 지정 이후 처음으로 보존처리를 하게 된 이유입니다.

[송지애/학예연구사 : "작년에 국가지정조사 당시에 주지탈의 손상 정도가 확인됐고, (0503) 종이 들뜸이라든지 결손 부분이 확인되고 충해가 확인돼서 보존처리를 진행하게 됐고요."]

마치 환자처럼 CT 촬영 등 방사선 조사를 통해 탈 내부 깊숙한 곳까지 분석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제작 당시의 정교한 기술도 과학적으로 입증됐습니다.

[송정일/학예연구사 : "하회탈이 하나의 목재를 사용했다, 목리(나뭇결)가 연속적으로 된 부분을 확인했거든요. 그래서 하나의 목재를 깎아서 가공했다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을 X선을 통해서 비파괴적으로 확인했고."]

방사선 조사를 마친 뒤에는 3개월의 세척 과정을 거쳐야 본격적인 새 단장이 시작됩니다.

문화재청은 내년 4월 파손 부위 접합과 강화작업을 시작으로 내년 12월까지 보존 처리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최상철/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한종헌

정연욱 기자 (donke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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