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 '수영장 카페 사망' 청원 등장..업체 반박 들어보니

이보배 2021. 10. 2. 21: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족 측 "안전요원 없고, 심폐소생술도 제대로 못해"
카페 측 "소방과 졸업 직원이 CPR..방갈로서 음주"
수영장 카페에서 6살 아이가 사망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수도권의 한 물놀이 카페 수영장에서 6살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 측과 카페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30일 '수영장 카페에서 6살 아이가 억울하게 아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 A씨는 "배수구에 팔이 끼여서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예쁘기만 한 나이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참으로 안타깝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우여곡절 끝에 구급차 도착 직전 아이를 물 밖으로 꺼냈지만 인공호흡을 할 수 있는 구조 요원은커녕 아이가 물밖으로 나온 후에도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남자 직원 둘이 아이의 가슴을 압박하면서 '이렇게 하는 게 맞다. 아니다 이렇게 하는 거다' 대화를 나눴고, 가슴 압박도 일정한 속도로 하지 못해서 옆에 있던 할아버지께서 하나둘 박자를 맞춰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입으로 산소 공급을 하는 건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수영장 카페의 직원 그 누구도 구조에 대한 기본 지식을 숙지하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도 했다. 

A 씨는 "그러나 수영장 측은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도 분간하기 힘든 시기에 수영장 측은 '음식이 메인이고, 수영장은 무료 서비스'라고 홈페이지부터 바꿨다"고 말했다.

사망한 6세 아이의 팔이 끼인 수영장의 배수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그는 △수영장 안에 위험한 물 순환 또는 물 빠짐 배수구가 있다면 카페 측이 위험 경고를 해줘야 했는데 사전 경고가 전혀 없어 보호자들이 대비할 수 없게 함 △위험 시설에 대한 안전 감시 CCTV와 이를 볼 수 없는 스크린도 없어 실내 부모들이 창을 통해 볼 수밖에 없었음 △시설 내에 아이들에 대한 안전 담당 직원이 배치되어 있지 않아 구조 및 구조가 바로 이뤄지지 못함 등을 수영장 카페의 책임 소재로 꼽았다. 

이 같은 청원이 등장하자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해당 카페 직원이라고 밝힌 B 씨가 반박 글을 올렸다. B 씨는 "원글에서 언급한 카페 남자직원이다. 먼저 안타깝게 사망한 아이와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청원에 올린 글에 반박할 내용이 있어 글을 남긴다"면서 "먼저 저희 카페 수영장은 법적으로 안전요원 배치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부분은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므로 확인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또 "사고 발생 후 아이 측에서 수영장에서 카페로 뛰어와 도움을 요청했고, 마침 저와 다른 남자 직원이 분리수거 중 그 소리를 듣고 수영장으로 뛰어갔다. 도착 시 아이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물을 많이 먹은 상태였고, 저와 다른 직원이 교대로 잠수해 아이를 꺼내고 CPR(심폐소생술)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 씨는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위에 언급했듯 저희는 안전요원 배치 의무가 없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하셨고, 마침 제가 군에서의 교육과 소방학과 졸업생으로 인증기관(대한적십자 등) 교육을 수료해서 심폐소생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영장 카페 측 직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수영장 안전수칙.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그는 "입으로 산소를 불어 넣지 않았다는 글은 가장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당시 아이가 물을 많이 먹어 배가 산처럼 부풀어 있었고, 심폐소생술 시 물과 함께 아이가 먹었던 음식이 토사물로 올라오고 있었다. 따라서 인공호흡 시 토사물이 다시 몸속으로 들어가면 기도가 막히거나 폐로 넘어가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구급차 도착 직전에 아이를 겨우 건졌다는 거짓말은 너무한 것 같다. 아이는 숨이 붙었지만 이후 사망한 것으로 경찰관계자에게 들었는데 심폐소생술 탓을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 씨는 "수영장 안전수칙에도 영유아와 노약자는 보호자 없이 들어갈 수 없다고 쓰여 있다. 안전요원은 부모님이라고도 쓰여 있다"면서 "수영장에 아이들만 몰아놓고 수영장 방갈로에서 술과 음식을 드시고 있었던 점이나 사고 발생 후 물속에도 들어오지 않은 같이 온 몇 부모님들 등 다른 부분은 이야기 없이 저와 다른 직원으로 인해 아이가 사망한 것처럼 쓰여 있어서 많이 괴롭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 부모 측에서는 본인들이 완강히 연락처도 안 알려주고 대표로 예약한 어머님 번호를 통해 연락을 취해봐도 경찰을 통해 얘기하시라는 답변을 마지막으로 연락을 안 받으면서 각종 카페, 블로그, 청원, 커뮤니티 등에 아이 장례식도 오지 않은 쓰레기들로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페 측에서 부검을 하자고 했다는 말도 안 되는 글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검 요청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진짜 너무 힘들고 인간에 대해 환멸이 난다. 카페 대표님이 그렇게 연락을 취하려 해도 차단하시길래 병원 앞에서 밤을 지새우셨다. 처음엔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글 올라오는 거 보니까 화만 난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