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합류한 루키 김동현, "김승기 아들보다는 나를 각인시키고파"
"김승기 아들보다는 김동현으로 기억되는 게 좋지 않겠나. 아버지의 팀과 경기를 할 때 저 때문에 이겼다는 얘기를 한번 들을 수 있도록 죽기살기로 열심히 해보겠다."
2일, 용인 마북동 KCC 연습체육관에서는 전주 KCC와 원주 DB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결과는 KCC의 89-76 승리.
이날 경기에서는 KCC의 루키 김동현도 잠시나마 코트를 밟아 눈길을 끌었다. 김동현은 지난 2021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KCC의 부름을 받았다. 2002년생의 김동현은 드래프트 최연소 참가자로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의 차남이기도 하다.
4쿼터부터 코트를 밟은 김동현은 4분 30초 간 출전하며 2점을 기록했다. 4쿼터 종료 8분을 남기고는 박찬희를 상대로 멋진 피벗 동작에 이은 레이업 득점을 올리며 첫 득점을 신고했다. 자신의 강점인 공격력이 돋보였던 플레이였다.
프로 첫 연습경기를 치른 김동현은 "득점을 올려서 좋았지만 아쉬운 점이 더 많은 첫 연습경기였다.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지 못한 게 아쉽다. 감독님께서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라는 지적을 받았다. 아무래도 첫 연습경기이다 보니 눈치를 보고 플레이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음부터는 주위 눈치보지 않고 내가 원래 하고자 했던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로와 아마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자 "수비다. 1대1 수비 강도는 물론 팀 수비 전술도 다르다. 수비에서 프로와 아마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연습경기가 끝나고 코치님께서도 수비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지적해주셨다. 정규리그 로스터에 들기 위해서는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를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KCC 전창진 감독은 김동현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탈렌트는 좋은 선수다"라면서도 "여태까지 갖고 있었던 마인드를 모두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농구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아마 때는 자기 마음대로 하는 농구가 가능했지만 프로라는 무대는 다르다. 포지션이 딱딱 정해져 있다. 노력을 통해 자기 포지션을 잘 찾아가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쓸 데 없는 욕심은 버리되, 농구에 대한 욕심을 더 가져야 할 것"이라고 따끔한 충고를 건넸다.
이에 김동현은 "팀에 합류해 감독님과도 이 부분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해봤고, 또 어제 처음 팀 훈련을 했는데 감독님께서는 5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농구를 선호하시는 것 같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그동안 많이 하지 않았던 볼 없는 움직임이나 궂은일도 더 많이 해야 할 거다. 팀에는 나보다 잘하는 형들이 많이 있다. 우선 수비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격에서 3점슛, 돌파 등 내가 갖고 있는 강점들을 펼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직까지는 그의 성장 가능성이나 실력보다 '김승기의 아들'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하지만 그는 김승기의 아들보다는 '김동현' 본인의 이름을 점차 부각시키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드래프트를 마친 뒤 아버지 김승기 감독과 나눴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드래프트를 마치고 아버지께 '지난 시즌 KCC가 KGC에게 진 빚을 내가 갚아주겠다'고 했다. 아버지께서 '제발 좀 갚아줘라'라고 하시더라(웃음)"라면서 "(허)웅이형, (허)훈이형처럼 KBL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해 아버지의 이름을 조금씩 지워나가고 싶다. 김승기 아들보다는 김동현으로 기억되는 게 좋지 않겠나. 아버지의 팀과 경기를 할 때 '나 때문에 이겼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죽기살기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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