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발병 세계 1위 대장암..계란 노른자보다 '이것' 조심

2021. 10. 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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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평소 많으면 하루에 계란 두세 개 이상 즐겨 먹는 A씨.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보다 많이 높게 나왔다. A씨는 계란 노른자를 많이 먹은 것이 주 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의사는 ‘다른’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금처럼 콜레스테롤이 계속 높게 유지될 경우 대장암 진행 가능성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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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 콜레스테롤이 대장암 진행 가속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1위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가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 현황’에 의하면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45명으로 대상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 9월은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지정한 ‘대장암의 달’이었다. 대장암의 위험과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돼 올해 14회째를 맞았다.

대장암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대장암 사망의 주요 원인은 ‘암 전이’이다. 한국인의 대장암 전이률은 약 35%로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과다하게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대장암의 진행과 전이를 가속화하는 주범인 것으로 밝혀져 평소 건강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김남순 박사팀에 따르면 대장암 세포 내 콜레스테롤에 의해 콜레스테롤 주요 합성효소(SQLE)가 분해되고, 이로 인해 암 전이 주요 경로가 활성화됨으로써 대장암 전이가 유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 초기 SQLE(콜레스테롤 합성효소)이 높게 발현돼 콜레스테롤 합성을 증가시킨다. 대장암 세포 내에 다량의 콜레스테롤에 의해 SQLE이 분해돼 감소된다. 이로 인해 암 전이 경로가 활성화돼 대장암 전이가 촉진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서구적인 식습관으로 콜레스테롤 섭취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대장암의 전이가 증가된다는 임상학적 보고만 있었지만, 대장암 진행 및 전이 과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확인된 것이다. 콜레스테롤과 대장암 전이 관련성을 최초로 규명한 성과로 연구 결과는 소화기암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Gastroenterology’에도 실렸다.

연구책임자인 김남순 박사는 “대장암 발병 전이나 특히 초기일 경우 콜레스테롤이 과다 함유된 음식을 지속 먹게 되면 대장암 악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혈중’ 콜레스테롤 높이는 음식 관리 중요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나쁜’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를 뜻한다.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음식으로는 흔히 계란 노른자를 비롯해 새우, 오징어 등이 지목되지만, 국내외 연구는 단순 콜레스테롤 함유 식품이 아닌 혈중 콜레스테롤 상승 유발 음식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다.

대표적인 대상은 아이스크림, 붉은 색 고기, 버터가 많이 들어간 페이스트리 등 포화지방이 높은 음식들이다. 포화지방은 LDL 콜레스테롤의 분해를 방해해 결국 혈액 속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박유경 경희대학교 의학영양학과 교수는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환자는 기존처럼 콜레스테롤을 줄여야 하지만 건강한 성인의 경우 콜레스테롤 섭취보다 포화지방산 과다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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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식사지침제정위원회는 지난 2015년 가이드라인에서 계란 등 콜레스테롤 함유 식품의 과잉 섭취에 대한 경고 문구를 지우는 대신 “총 열량 중 포화지방섭취를 10% 미만”으로 제한했다. 영국 공공보건서비스(NHS) 역시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는 달걀 섭취량보다는 포화지방 섭취량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또한 포화 지방이 많은 식품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데 더 기여한다고 지적했다. CDC가 콕 집은 음식도 바로 아이스크림, 붉은 색 고기, 버터가 많이 들어간 페이스트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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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계란 등 콜레스테롤이 들어있는 식품을 먹어도 혈중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바로 올라가지 않는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영국과 중국 공동 연구팀이 성인 46만 명을 대상으로 약 9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 그리고 국내 경일대 식품산업융합학과 김미현 교수가 성인 여성 123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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