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대박 친 넷플릭스..앞으로도 성공가도? [추적자 추기자]
[추적자추기자] 굉장히 자극적이기만 하고, 별로 잘 만들어지지 못한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던 콘텐츠 제작사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적시타를 치기도 했는데 또 주자가 나가면 병살타에 삼진. 기대가 컸던 탓에 실망도 커졌는데, 아 요놈이, 최근 연타석 홈런을 치며 당당하게 세리머니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D.P.와 오징어게임이란 오리지널 콘텐츠로 글로벌 대박을 터트린 넷플릭스 이야깁니다.
현실감 넘치는 전개와 지리는 연기로 호평을 받은 D.P.로 예열을 마친 넷플릭스는 이번 추석 연휴를 전후해 오징어게임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습니다. 오징어게임은 한국 콘텐츠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고요. 전 세계 76개국에서 1위를 휩쓸며 전 세계의 기립박수를 받습니다.
말 그대로 오징어게임 열풍인데요. 이 오징어게임이 나오기까지 돈이란 돈을 쏟아부은 넷플릭스의 돈플렉스, 그리고 넷플릭스가 그리는 청사진을 한번 추적해봤습니다.
미국 디지털TV 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110억달러였던 미국 OTT시장 수익 규모는 매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작년 4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OTT시장은 올해 562억달러로 100억달러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요. 5년 뒤인 2026년엔 883억달러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야흐로 OTT 시대가 열리는 것이죠.
한국도 살펴볼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10대는 무려 88.6%, 20대는 91.6%가 OTT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50대 역시 63.1%로 많이 사용하고 60대 역시 38.3%로 10명 중 4명가량이 OTT를 쓴다니 한국 역시 OTT 강국이라고 봐야 할 듯합니다. 이처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OTT시장의 미국, 그리고 글로벌 1위 기업이 바로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현재 유료 가입자 수는 올해 2분기 기준 2억918만명입니다. 코로나 특수를 제대로 누린 셈인데요. 올해 2분기 기준 미국에서만 7395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으며 유럽 및 아프리카, 중동지역에서 6870만명,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2788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도 한번 간단히 살펴볼까요. 나코노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는 2020년 기준 385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결제 금액만 약 5173억원에 달한다고 예상되는 만큼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두고 있죠.
사실 넷플릭스에 대해선 오랜 기간 편견도 많았습니다. 너무 자극적인 소재와 영상으로 관심은 끌지만 실제 내용이나 퀄리티는 떨어진다는 지적이었죠. 넷플릭스화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한데 그랬던 넷플릭가 달라졌어요. 오징어게임의 흥행을 놓고 봐도 넷플릭스 콘텐츠의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나 가늠이 될 정도인데요.
오징어게임의 감독은 이번 작품을 만드는 동안 이가 6개나 빠졌다고 하니 그만큼 공을 엄청 들였단 것이죠. 실제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된 넷플릭스 작품 수는 무려 35편이나 됩니다. OTT 업체 중 2위인 아마존프라임이 12편인 것에 비하면 무려 3배 가까이 되는 숫자죠. 이 중 실제 아카데미상 7개를 수상하며 더 이상 자극적인 B급 작품만 쏟아낸다는 기존의 야유를 완전히 사라지게 한 성과를 거둔 셈입니다. 미국 최대의 드라마 시상식인 에미상에서도 워너브러더스, 유니버설스튜디오와 같은 쟁쟁한 전통의 스튜디오와 경쟁해 전체 3번째로 많은 50개의 노미네이트에 성공하며 주류 스튜디오로서의 입지도 탄탄하게 다졌습니다.
넷플릭스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넷플릭스의 마케팅 비용도 어마어마한데요. 전 세계적으로 넷플릭스가 마케팅으로 쓰는 돈만 2020년 기준 20억2300만달러에 달합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7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또 마케팅 비용에 쏟아붓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시장 경쟁력은 양질의 콘텐츠에서 나온다는 넷플릭스 경영진의 판단인데요. 실제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시장에만 5500억원을 투입해 콘텐츠 제작 지원에 나섭니다. 오징어게임이 200억원 정도 들었는데, 막 미국인들이 달고나 만들기 세트 주문하고 옛날 도시락통도 사고 이러면서 부가가치 창출도 엄청나게 되고 있대요. 또 리드 헤이스팅스 대표는 참가자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진을 올리며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넷플릭스가 항상 지적받던 장기부채 문제도 항상 언급되는데요. 워낙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꽤 오랜 기간 누적된 적자로 기업이 과대평가받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행히 헤이스팅스 대표는 올해부터 더 이상 돈을 빌릴 필요가 없다고 선언하며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단 의지를 밝히기도 했죠. 올해 실적이 상당히 개선되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입니다.
E 마켓터에 따르면, 2017년 1억5300만명이었던 OTT 서비스 사용자는 점진적으로 늘어나 2022년 1억9770만명까지 늘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즉 OTT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뜻인데, 반대로 말하면 OTT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뜻입니다. 특히 콘텐츠 생산만으로 안 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넷플릭스는 최근 게임산업 진출도 선언했는데요.
미키마우스, 알라딘 등 옆집 아기도 아는 IP를 보유한 디즈니나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등을 보유한 마블처럼, 넷플릭스도 자체 IP를 보유하겠다라는 의지를 보이는 겁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리티만 갖춘다면, 그걸로 게임도 만들고, 피규어도 만들고, 영화도 드라마도 만들면서 마구마구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오징어게임 역시 그런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2020년 투자금액 기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점유율은 45%가량입니다.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콘텐츠가 자체 생산이란 뜻인데, 넷플릭스는 이 비율을 앞으로 점차 더욱 늘려가는 게 목표입니다.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2500편가량인데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태국, 스페인 등 전 세계 각국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요리를 제공해 전 세계 TV 시청자들을 전부 넷플릭스 앞으로 가져오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넷플릭스. 과연 쟁쟁한 경쟁자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여전히 전 세계 1위 OTT회사로 군림할 수 있을까요? 10년 후의 넷플릭스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추동훈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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