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본 확인? 백신증명서? 없어도 프리패스" 이미 느슨한 거리두기 하는 대기업들 [방영덕의 디테일]
아무리 추석 연휴 직후 맞이한 주말이라지만 저녁 8시가 다 된 시각인데도 쇼핑객들로 붐볐기 때문입니다. 구찌 매장에는 여전히 대기 줄이 늘어서 있었고, 가을·겨울 상품을 대폭 할인해 파는 특설 할인 코너에서는 옆 사람과 팔이 맞닿으며 옷을 골라야 할 정도였습니다.
쇼핑객뿐 아니라 인근에 살며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놀러 나온 이들까지 포함하면 연일 네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는 코로나 시국이 맞나 싶었습니다.
더욱 놀랐던 것은 푸드코트에서 였습니다. 어림잡아 100명 이상이 마스크를 벗은 채 한 공간에서 식사하고 있는 그곳에 들어가기 전, 저희 세 가족은 어떤 증명서 요청도 받지 않았습니다.
저녁 6시 이후에는 거주지가 같은 동거가족임을 보여주는 주민등록등본을 꼭 확인해야 한다며, 그게 없으면 식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동네 식당 사장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그 식당 테이블에는 2팀 정도밖에 없었습니다만 거리 두기를 지키려면 어쩔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습니다. 미처 등본을 챙기지 못했던 저희 가족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요.
30분가량 푸드코트 출입구를 지켜봤습니다. 딱 봐도 3~4명 이상인 가족이었지만 해당 아웃렛 직원들은 어떤 확인 절차도 밟지 않았습니다. 우르르 몰려와 QR코드를 제대로 찍지 않고 들어가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푸드코트 테이블은 입점한 식당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더욱 '방역의 사각지대'가 된 듯합니다. 푸드코트는 매장 간 경계가 따로 없고, 아웃렛에 입점한 식당 주인이 직접 장사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3명 이상 사적 모임을 해도 누구 하나 나서서 제지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지난 7월 말부터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 매장(3000㎡ 이상)을 상대로 출입 명부 작성이 의무화됐습니다. 그 전부터 백화점 등 지하 식품관 푸드코트는 식당으로 분류돼 출입 명부 작성 필수 대상이었습니다.
백신 인센티브 적용으로 최대 6명까지 식사가 가능해진 요즘, 관련 증빙 서류 확인이 더욱 필수지만, 이를 지키는 곳과 안 지키는 곳은 각각 따로인 것 같습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의 QR코드·안심콜 등 방문 이력을 토대로 방문 장소·접촉자 등을 역추적해 추가 전파를 막아왔습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점차 느슨해지는 것이죠.
정부는 현재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다음주부터 2주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4~17일 수도권에서는 4단계, 지방에서는 3단계의 거리 두기 단계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같은 방침을 발표하며 "그동안 지속된 방역 조치로 생업에 큰 고통을 겪고 계신 소상공인·자영업자분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당장 전면적인 방역 완화에 나서기에는 방역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했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엄중한 상황인 만큼 방역 수칙 준수에는 누구라도, 어디라도 예외가 없어야겠습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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