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로드]가죽까지 먹는다..'돼지 껍데기'<48>

전재욱 입력 2021. 10. 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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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껍데기까지 먹으니 버릴 게 없는 가축이다.

돼지를 기원전부터 가축으로 길러온 세월을 고려하면 돼지 껍데기를 식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게 조선 시대 이전으로 넉넉하게 거슬러간다는 추정이 설득력을 얻는다.

체중을 조절하려는 이들에게 돼지 껍데기가 안성맞춤으로 꼽히는데 변수가 있다.

돼지 껍데기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돼지가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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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백·지방으로 고소하고 쫀득한 식감 일품
동서고금 막론하고 즐긴 값싼 식재료
가죽이지만 물러서 껍데기보다 껍질에 가까워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돼지는 껍데기까지 먹으니 버릴 게 없는 가축이다. 식감이 쫀득하고 맛이 고소해서 동서를 가리지 않고 인기가 좋다. 영양성분을 따져보면 대부분 고단백·고지방으로 구성돼 있어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제격이다. 2온스(약 56g) 기준으로 310칼로리(Kcal)에 단백질과 지방 35g과 18g을 함유한다. 탄수화물과 섬유질은 전혀 없다.

돼지껍데기.(사진=문화콘텐츠닷컴)
조선 시대부터 돼지 껍데기는 대중화한 음식이다. 규합총서(1809년 편찬한 부녀자 생활 지침서 격)에서 소개하는 수정회법이 대표적이다. 이 요리는 돼지 껍데기를 고아내듯이 끓여서 사각 틀에 가둬 식히고서 굳은 걸 썰어서 초장과 함께 곁들이는 음식이다. 돼지를 기원전부터 가축으로 길러온 세월을 고려하면 돼지 껍데기를 식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게 조선 시대 이전으로 넉넉하게 거슬러간다는 추정이 설득력을 얻는다.

요즘은 삶아서 잡내를 잡고 털을 날리고 반 조리한 걸 주로 양념에 재우거나 묻혀서 숯불에 굽거나 팬에 볶아 먹는다. 도축 과정에서 받은 도장 자국을 발견하는 것은 먹는 재미를 더한다. 쫀득하게 이를 감싸는 식감도 이 음식을 먹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돼지 껍데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면 돼지 삼겹살에 껍데기를 붙여서 나오는 오겹살을 떠올리면 쉽다.

돼지껍질로 요리한 수정회법.(사진=문화콘텐츠진흥원)
한국을 여행 오는 서양인들은 돼지 껍데기가 도전 음식이라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돼지 껍데기는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와 남미, 유럽에서도 즐기는 인기 식재료다. 대표적으로 치차론(Chicharron)은 돼지의 껍데기로 요리한 식품이다. 우리는 요리로 먹지만 서양은 핑거푸드 격으로 가볍게 즐긴다.

체중을 조절하려는 이들에게 돼지 껍데기가 안성맞춤으로 꼽히는데 변수가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이 ‘제로’이고 같은 기준으로 나트륨량(1040mg)은 세계보건기구의 성인 하루 섭취량(2000mg)의 절반을 차지한다. 반 조리된 식품으로 섭취한다면 대부분 인공 색소와 조미료, 보존료(일명 방부제)가 들어가 있으니 이것도 따져봐야 한다.

돼지 껍데기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돼지가죽이다. 그런데 돼지가죽은 무두질은커녕 이가 약한 이도 쉬 먹을 만큼 무르다. `겉면을 싼 단단한 물질`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는 껍데기는 보통 달걀이나 조개 따위에 쓰이는 게 용례다. 국립국어원이 돼지 껍데기보다는 돼지 껍질(물체를 감싼 단단하지 않은 물질)로 부르는 게 낫다고 해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쩌다가 돼지가죽을 껍데기로 부르기 시작했는지 따지기란 쉽지 않지만 입말이 글말을 제친 대표 사례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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