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이여 안녕..마지막 홈경기서 비긴 서울 이랜드FC
[스포츠경향]
“자료로 남는 마지막 경기는 달라야 하는데…”
프로축구 서울 이랜드FC가 잠실에서 마지막 홈경기를 치르는 2일. 정정용 이랜드 감독은 자신들의 손때가 묻은 경기장 구석 구석을 매만지며 애절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랜드는 2015년 창단한 이래 안방처럼 여겼던 홈구장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이날 경남FC전을 치른 뒤 잠시 이별을 고하게 됐다. 내년부터 진행되는 잠실 스포츠·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에 따라 잠실종합운동장도 리모델링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는 익숙지 않은 목동으로 터를 옮겨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수들이 더욱 속상한 것은 잠실에 터를 잡은 팬들과의 거리도 멀어진다는 아쉬움에 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그리고 스태프들이 힘을 모아 연고지 주변에 공을 들이면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까지는 평균 관중(2019년 평균 3112명·전년 대비 351% 증가)에선 2부 최고를 자부했던 터.
이랜드는 지난해 처음 팬들과 심리적인 거리를 둔 것에 이어 내년부터는 물리적인 거리까지 각오하게 됐다. 마지막 홈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려 팬들 없이 경기를 치른 것도 애석하기만 하다. 최소한 승전보라도 전해야 한다는 게 정 감독과 선수들의 생각이었다. 정 감독은 “팬들이 계시다면 그나마 좋을 텐데 결과라도 만들어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하자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랜드 선수들의 각오는 경기 초반 그라운드에서 잘 드러났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경남을 밀어붙이면서 주도권을 잡은 뒤 득점까지 터뜨렸다. 전반 20분 김인성이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수비 사이로 떨어진 공을 유정완이 몸을 던지면서 밀어 넣었다. 그러나 이랜드가 마지막 홈경기에서 승리를 따내기에는 한 걸음이 부족했다. 이랜드는 전반 막바지 경남 윌리안에게 측면 크로스에 이은 헤딩 동점골을 내주며 승점 1점에 그쳐야 했다. 10개 팀 중 9위에 머물고 있는 이랜드도, 승격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6위 경남 역시 5위로 한 발짝 올라갔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한편 이랜드가 떠나는 잠실은 리모델링이 들어가기 전까지 또 다른 서울팀 FC서울이 홈경기를 치르게 된다. 서울은 이달 서울월드컵경기장이 하이브리드잔디 공사에 들어가면서 11월 스플릿라운드에서 홈경기를 치르는 대체 구장으로 잠실종합운동장을 결정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해 실사를 마친 서울 관계자는 “경기장 상태와 운영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했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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