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변할까..아직은 못 미더운 리니지W[비사이드IT]

이대호 2021. 10. 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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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W, 11월 4일 출시할 글로벌 야심작
'단언컨대' 써가며 수익모델(BM) 변화 의지 강조
쇼케이스 한번으론 등 돌린 겜심 잡기엔 역부족
국감서 "결제 유도 비즈니스모델 수준만 높여놔" 질타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리니지W 쇼케이스 갈무리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오는 11월 4일 출시할 ‘리니지W’ 온라인 쇼케이스를 진행했습니다. 리니지W는 출시와 동시에 세계 시장에 내놓을 야심작입니다.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를 앞세워 내수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엔씨가 국외에서의 약점을 만회할 전략 타이틀입니다.

최근 엔씨는 돈으로 캐릭터의 강함을 살 수 있거나 돈을 쓸수록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 수익모델(BM)로 혹독한 비판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러한 BM을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에 이어 ‘트릭스터M’에도 지난 8월 출시한 ‘블레이드&소울(블소)2’에도 도입하는 등 4년여를 끌어왔다가 거센 이용자 반발을 마주했습니다. 전례 없던 주가 급락까지 겪었네요.

지난 상반기 엔씨는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하향 안정화로 어닝쇼크 성적표를 받아들였습니다. 블소2가 업계 기준으로 보면 흥행작이나 리니지 모바일에 빗댈 수준이나 어닝쇼크를 만회할 성공엔 미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리니지W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운데요. 리니지식 BM이 아닌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찾아야 할 상황입니다. 리니지W는 엔씨의 자존심도 세워야 하고 매출 확보의 과제도 떠안은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리니지W 쇼케이스 갈무리
이성구 리니지W 그룹장은 쇼케이스 말미에 “근본의 리니지로 돌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화면엔 ‘그때 그 시절’이라며 초창기 PC원작 리니지 장면을 띄웠습니다. “근본의 리니지가 주었던 즐거움에 대한 기억”을 리니지W에 담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그룹장은 ‘단언컨대’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리니지W에 아인하사드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아인하사드는 캐릭터 경험치와 아이템 획득률 등을 대폭 올려주는 유료 BM인데요. 사용 유무에 따라 캐릭터 성장 속도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면서, 리니지를 제대로 즐기려면 기본 사용한다고 볼만한 시스템입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리니지W엔 이 시스템이 빠졌고 동시에 리니지M과 리니지2M에서도 이용자 부담을 개선하는 변화가 있었네요.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핵심 BM으로 꼽히는 문양, 정령각인 등도 리니지W엔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 부분에선 아인하사드와 같이 ‘적용하지 않겠다’에 대해 이용자들의 확고한 믿음을 이끌어내진 못했습니다. ‘단언컨대’를 쓸만큼 강조했던 것도 아니고,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하지도 않았습니다. 추후 이름만 바꿔 언제든 유사한 시스템이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온라인 쇼케이스로 겜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네요.

리니지W 쇼케이스에선 겜심을 자극하는 기발한 재미를 얘기하는 등 웃음이 나올만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블소2 출시 이후 기존 게임까지 포함해 이용자 불만이 빗발쳤고 향후 나올 리니지W에 대한 오해를 푸는 자리가 이번 쇼케이스였던 까닭인데요.

게임이 중심인 BM인지, BM이 중심이 된 게임인지 기존 엔씨가 헷갈린 행보로 질타를 받았다면, 이젠 달라지겠다고 선언했던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매서운 눈길이 여전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생중계 갈무리
때마침 국정감사장에서도 질타가 있었습니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리니지W가 등장했습니다. 미국 밸브(Valve)의 ‘하프라이프:알릭스’라는 가상현실(VR) 게임 시장에서 기념비적인 작품과 리니지W를 비교했습니다. 출시 시기도 차이가 나고 게임 특성이 달라 비교선상에 올리기 쉽지 않은 두 게임이나, 비교 취지는 명확하게 전달됐습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90년대 중반에 설립돼 15년 세월동안 어떤 회사는 가상현실 게임의 수준을 이만큼 올려놨고 그런데 어떤 회사는 이용자들의 결제를 유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수준만 높여놨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의 질타는 최근 뿔이 난 겜심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엔씨가 저력이 있는 회사인만큼, 리니지W를 통해 업계가 뒤따를만한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대호 (ldhd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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