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땅속 뜻밖의 보물.. 실록 속 그곳 베일 벗기다 [S 스토리]
위치 몰랐던 조선 사라진 궁궐 '인경궁'
공사 직전 배수로 유적 나와 실체 확인
삼국유사서 딱 한줄 언급 백제 '대통사'
공주서 나한성·기와 등 출토.. 학계 반향
원삼국시대 분묘, 키 180cm 고대인 인골
주택 신축 진행과정 우연히 쏟아져 화제
전액 국비 지원받는 개인부지 발굴조사
문화재 가치 크면 보존 결정·국가 매입
공사 좌절된 토지주 소유권 침해 논란
인접지 대부분 사유지.. 추가발굴 못해
학계 "부지 못쓰게 묶어두고 결국 방치
토지주 반감만 불러.. 실질 대책 필요"

“임금이… 인경궁의 옛터를 살펴보게 했다. …승지가 돌아와 아뢰기를 ‘신이 노인에게 물어봤더니 인왕산 아래 사직단 왼쪽에 있었던 듯한데 상세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고 하였다.”(영조 45년 11월 영조실록)
2017년 서울 종로구 누하동의 한 발굴 현장. 지표에서 2m 정도를 파고들어가자 너비 165㎝, 높이 90㎝ 크기의 돌 13개가 4m 정도에 걸쳐 나란히 놓인 게 발견됐다. 일반 양반가옥에서 쓰던 것보다 훨씬 큰 배수로의 덮개돌이었다. 실록의 내용, 발굴 현장 위치, 덮개돌의 큰 덩치 등을 종합하니 인경궁의 지하시설 일부가 아니라면 정체를 설명할 수 없었다. 짐작만 할 뿐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던 인경궁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소규모 발굴조사를 통해 얻은 성과다. 땅 밑에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도 못한 채 이뤄진 발굴에서 얻은 뜻밖의 결과. 용도와 가치, 의미가 파악된 곳을 보다 상세하게 살펴보기 위해 벌이는 학술발굴과는 다른 특징이다. 발굴 대상지가 일정 면적 이하(개인사업·단독주택 792㎡, 농어업시설·공장 2644㎡)일 때 복권판매 수익금의 일부로 마련한 국비로 경비를 부담하는 것이 소규모 발굴이다. 민간에서 집이나 작은 사업장 등의 공사를 할 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인경궁터 확인처럼 생각지도 못한 성과를 얻을 때가 있다. 문헌에 문자로만 전해지던, 혹은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쿵저러쿵 짐작만 하던 것이 실제로 확인돼 세상을 놀라게 한다.

2018년 1월 충남 공주시 반죽동의 한 발굴 현장에 고고학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나한상으로 추정되는 소조상 조각, 치미 등과 2만점이 넘는 기와편이 나와 대형 건물의 흔적임에 분명했다. 이 중 단연 주목을 끈 것은 ‘대통’(大通)으로 추정되는 글자가 찍힌 기와 조각이었다. ‘삼국유사’에 백제 성왕이 527년 수도 웅진에 창건한 것으로 기록된 ‘대통사’가 이곳에 있었던 것일까. 이듬해 대통 두 글자가 보다 분명한 기와가 인근에서 출토됐다.
“삼국시대 사찰 가운데 건립 연대, 장소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절인 대통사의 실체를 드러낼 유적이다.”




지난달 10일 경주 황리단길 인근의 한 발굴 현장. 카페 신축을 앞두고 해당 부지의 매장문화재 잔존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 시점까지 나온 기와 조각, 기둥 흔적 등을 보아 7∼8세기 2∼3칸 규모의 건물이 있던 자리로 보였다. 1000년 전, 신라인들이 살았던 건물의 흔적을 찾는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이지만 21세기의 일상과 분리되지 않은 느낌이 강하다. 현장을 따라 이어진 좁은 도로를 따라 무시로 오가는 사람들, 인접한 민가와 다른 카페들 때문이다. 이미 확인된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보다 면밀하게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어 어딘가 엄숙한 분위기까지 감지되는 학술발굴 현장의 분위기와는 다르다. 그러나 이런 특징은 소규모 발굴의 한계, 문화재 개발과 보존의 충돌이라는 해묵은 과제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토지 소유자의 권리과 이익 실현을 보장해 주고, 문화재 발견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소규모 발굴의 비용을 복권발행으로 얻은 수익금 일부를 문화재보호기금으로 조성해 전액 국비로 부담하는 게 대표적이다. 문화재 잔존 여부 확인을 위해 불가피하게 발굴해야 할 경우 국민 부담을 없앤 것이다. 복권기금으로 소규모 발굴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정책은 2004년 시작됐다. 당시에는 4억7000여 만원에 불과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규모를 늘려 올해 200억원 가까이 책정됐고, 내년에는 200억원 이상을 확보했다.
보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때는 해당 토지를 국가가 매입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보전 결정이 내려질 경우 소유자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니 국가가 땅을 사는 거이다. 이를 위한 예산은 25억원이 책정되어 있다.
경주=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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