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받아 월세 내기 바쁘다, 서울 전월세 거래의 40%가 월세

정순우 기자 2021. 10. 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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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김연정 객원기자

지난 8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전·월세 거래의 40%가 반전세 또는 월세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월세 비중이 4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주택임대차법 개정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가 극심하던 작년 11월 이후 9개월 만이기도 하다. 무주택자들 사이에선 “월급 받아 월세 내느라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꾼다”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만4138건 8월 한 달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 1만4299건 중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5783건(40.4%)이다. 전월(35.8%)보다 4.6%포인트 급증했다. 임대차법 개정 직후인 작년 8월(31%)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월세 거래 비중이 9.4%포인트 높아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차법 개정 이후 전세 매물이 사라졌고, 공시가격 인상과 보유세 강화 등의 여파로 세 부담이 늘어난 집주인들이 세금을 월세로 전가하면서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 해석한다.

임대차법 시행 전 1년간의 월세 거래 비중은 거의 20%대에 머물렀다. 2019년 8월(30.0%)과 2020년 4월(32.7%) 두 달만 30%를 넘었다. 하지만 임대차법 개정 후에는 월세 거래 비중이 계속 30%를 웃돌고 있다.

월셋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22만2000원으로 1년 전(111만9000원)보다 10만원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보증금도 1억2095만원에서 2억352만원으로 뛰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올려주고도 월세를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에 반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A(32)씨는 “월세 내고 생활비 쓰고 나면 저축은 꿈도 못 꾼다”며 “대출까지 막혀버려 이제 내 집 마련은 영영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늘어나는 주거비 부담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34세 청년 6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3%가 ‘부모님 도움 없이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하다’고 답했고, 15.4%는 ‘내 집 마련을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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