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곽상도 전격 사퇴로 '당내 갈등 수습·與 압박 동력' 확보

박기범 기자 2021. 10. 2. 13: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운신의 폭 넓어진 국힘..이준석·당 대권주자들 "결단 존중"
"조금씩 수습 국면 들어갈 것"..與 향해 '특검 수용' 압박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의원직 사퇴를 밝힌 뒤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아들이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던 곽상도 무소속 의원(전 국민의힘)이 2일 전격 의원직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친정' 국민의힘의 운신의 폭이 조금은 넓어지게 됐다.

곽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두고 당 지도부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던 국민의힘은 이날 곽 의원 사퇴로 일련의 갈등을 수습하고 여권을 향한 특별검사(특검) 압박 동력도 확보한 모양새다.

곽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를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 불신이 거두어지지 않아 국회의원으로서 더 이상 활동하기 어렵다"면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곽 의원은 그간 '수사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정치권의 사퇴 압박을 버텨왔다. 그러나 지속되는 여론악화와 여야를 막론한 제명 움직임에 자진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를 겨냥하며 특검을 요청, 여당에 공세를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화천대유라는 신생 업체에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골자로 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지난달 26일 알려지면서 역공을 받았다. 특히 거액의 퇴직금은 내년 3월 대통령선거의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30세대 민심이반'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이같은 우려를 수습하고자 곽 의원 아들 논란이 제기된 당일(26일) 국민의힘은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곽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지만 곽 의원은 자진 탈당했다. 당의 결의를 보여야 했던 만큼 이에 같은 달 28일에는 당 초선 의원 7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곽 의원의 의원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30일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곽 의원의 의원직 제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최고위원회의를 긴급 소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수진 최고위원이 절차 문제를 지적하며 이 대표를 비판, 당 지도부 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 역시 곽 의원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날(1일) 벌어진 5차 TV토론회에서 '곽상도 의원 제명안'에 대한 질문에 홍준표 의원을 제외한 7명은 모두 찬성 의견을 전했다. 홍 의원은 "자진사퇴하도록 하는 게 옳지 않나. 그래도 안 되면 마지막에 제명카드를 꺼내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곽 의원은 이러한 당내 움직임을 두고 "여러 감정이 있지 않겠느냐"며 에둘러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2021.9.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민의힘은 곽 의원의 자진사퇴로 조금은 숨통을 트게 됐다. 당내 갈등도 이로써 마무리되고 동시에 여권을 압박하는 동력 또한 일부 확보했다는 평가다. 여권은 곽 의원 아들을 중심으로 두고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반박해왔다.

당내 한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곽 의원에게는 미안하지만 곽 의원의 사퇴를 계기로 당내 문제가 조금씩 수습 국면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이날 곽 의원의 자진사퇴를 긍정 평가하는 한편 민주당은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결기있는 판단에 머리숙여 감사하다"며 "우리 당 당원과 지지자들도 곽 의원의 결기에 이어 더 강하게 특검을 거부하는 민주당을 지적해 달라. 특검을 거부하는 쪽이 범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곽 의원의 결단을 평가한다"며 "그의 사퇴가 대장동 게이트의 철저한 수사와 정치개혁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곽 의원의 결단으로 우리 당은 더 깨끗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며 여권 압박에 힘을 보탰다.

한편 국회법상 회기 중 의원직 사직 안건은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로 처리된다.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해 그중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곽 의원 사퇴에 있어서는 여야 모두 공감하고 있어 이견 없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