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엑세스]상대적 저평가 유럽 증시..투자 기회 찾으려면

방성훈 2021. 10. 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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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히드 알리 AB자산운용 유럽 가치주 부문 CIO
타히드 알리 AB자산운용 유럽 가치주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타히드 알리 AB자산운용 유럽 가치주 부문 최고투자책임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로 유럽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탓에 유럽 증시는 다른 선진국 시장들과 비교해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팬데믹 이후의 회복 국면과 유럽 시장의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고려하는 가치투자자라면, 그간 상대적 약세를 보였던 유럽 증시에서도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주식시장은 팬데믹 이후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유럽이 다른 선진국 시장보다 코로나19 피해를 더 크게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약 6.8% 감소한 반면 미국은 3.5% 감소에 그쳤다. 아울러 경기민감주 비중이 높은 것도 유럽 시장이 약세를 보였던 배경이다. 기술 및 소비재 메가캡 성장주 비중이 높은 미국 증시가 같은 기간 호황을 누렸던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백신 보급이 확대하고 글로벌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 만큼, 유럽 경제도 회복이 예상된다. 거시경제 회복 국면에선 경기민감주의 성과가 더욱 부각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까지 유럽 시장이 보인 약세는 오히려 회복 잠재력이 억눌려 있었음을 암시하는 단서가 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선 코로나19가 초래한 단기 결과에 얽매이기보다는 회복 국면에서 상승에 동참할 수 있는 요소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장 환경은 가치투자자에게 특히나 더 익숙할 수 있다. 가치투자는 △시장의 과민 반응을 파악하고 △잠재력이 있음에도 다른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는 종목을 발굴해 매수한다는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자 철학에 근거했을 때, 유럽 증시의 더딘 회복 속에서도 유망한 가치주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비즈니스의 ‘복원력’이다. 복원력이 강한 기업은 종종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더 큰 지속가능성을 갖고 있다.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가 대표 사례다. 테스코는 과거 시장에서 그다지 각광 받는 기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온라인 채널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서도 생존력을 입증하는 기업들은 또다른 위기가 찾아와도 견뎌낼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술 분야 투자자들은 유럽 시장보다는 미국이나 아시아 시장에 더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유럽에는 프랑스의 비디오 게임 제작사 ‘유비소프트(Ubisoft Entertainment)’와 같이 창의적 혁신을 통해 사용자들의 변화하는 취향과 기대에 부응하는 기업도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유럽 시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차별화된 혁신기업을 발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려할 것은 ‘정상화에 따른 혜택’이다. 일부 기업들은 소비 및 기업 활동의 정상화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독일의 대표적인 부동산 기업 ‘어라운드타운(Aroundtown)’의 경우 다양하고 탄탄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팬데믹 기간 동안 경제 봉쇄와 독일 정부의 임대료 납부 유예 정책으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여행, 관광 산업이 재개됨에 따라 일시적으로 악화됐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이 일시적 충격에 매몰돼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현재 유럽 시장 환경이 순탄치는 않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지만,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펀더멘털과 현금흐름 창출 능력이다.

견조한 펀더멘털과 더불어 복원력과 적응력, 그리고 정상화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을 찾는다면, 유망한 가치주를 발굴하고 장기적인 잠재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주식 포트폴리오 구성도 가능해질 것이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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