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카카오택시 '배차 의혹' 조사..불공정 확인 시 공정위 조사 요청

지난해 10월 공정위에 카카오 조사 요청했지만 10개월째 '무응답'
12월까지 카카오 가맹택시 실태 조사..결과 공정위 보내 조사촉구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경기도가 도내 택시중개업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사 배차 몰아주기' 실태에 대해 현장 조사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도내 카카오T배차 몰아주기 실태를 조사한 뒤 같은 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조사를 촉구했으나 10개월째 응답하지 않는데 따른 후속 조치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택시중개업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사배치 콜몰아주기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카카오T' 사용자가 택시 호출 시 일반택시와 카카오T블루 택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이 돼 있지만 일반택시를 선택해도 가맹사인 카카오T블루 택시가 배정된다는 것이다.

택시 업계는 이를 '업그레이드'라는 명목으로 카카오T블루 택시를 배정하는 몰아주기라고 보고 있다.

반면 카카오 측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배차 시스템에 의해 콜이 배정되기 때문에 특정서비스나 차량에 대한 우선순위를 두거나 인위적으로 콜을 배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도는 이같은 독과점 구조가 서비스 이용료 인상과 연결되면서 사회갈등을 야기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 모빌리티는 지난 8월 호출서비스 수수료 인상(1000~5000원)을 추진하다 택시업계와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쳐 서비스 폐지를 결정한 바 있다.

여기에다 지난 3월 택시기사가 미리 선호지역을 입력해 콜을 배치하는 프로맴버십 요금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업계 반발로 월 이용요금을 9만9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인하한 바 있다.

도는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 제3조의 2(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금지) 1항3호와 경기도 유통 플랫폼 거래공정화 조례 11조(실태조사)에 따라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용역수행기관을 통해 경기도내 택시호출서비스 실태를 현장조사할 계획이다.

조사지역은 도내 가맹택시 운영지역인 11개 시군(성남·하남·부천·용인·의정부·양주· 남양주·구리·안양·과천·안산시)이다.

조사는 도내 카카오 가맹택시 운행지역 택시호출 시 배정택시를 확인 조사하고, 카카오 가맹·비가맹 택시 동반 운행 시 배차 콜수 차이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택시앱 가맹택시 배차 콜 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하고, 거래공정화 방안을 마련해 공정위에 재차 건의할 방침이다.

앞서 도는 지난해 9월 '호출 서비스 시장의 독점력 남용 방지 및 대응책 마련을 위해 카카오T 배차 몰아주기 실태(성남·구리·의정부·양주·용인·하남·남양주 등 7개시)를 조사한 바 있다.

조사결과, 운행지역의 경우 카카오T블루 운행 시행일 이전 월 평균 230건이던 카카오T 배차 콜 수는 시행일 이후 165건으로 감소했다. 각 조사대상자의 콜 수 증감율을 계산한 결과, 평균 2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남시의 경우 시행일 전 월 평균 202건이던 콜 건수가 시행일 후 131건으로 줄었다. 성남시 개인택시 사업자들의 카카오T 콜 수의 평균증감율은 -35%로 나타났다.

반면, 카카오T블루택시가 운행하지 않는 지역 개인택시 사업자의 경우, 3~6월까지 4개월 동안 각 월별 증감율 평균을 낸 결과 지역별 평균 카카오T 배차 콜 수의 변동률은 +2.7%로 나타나 감소세가 없었다.

카카오T블루택시 운행지역의 경우 시행 월 전후에 지역 평균 13% 가량의 매출액 감소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카카오T블루 택시 미운행지역은 해당 기간 동안 평균 3.6% 매출액이 증가했다.

경기도는 실태 조사결과를 같은해 11월 공정위에 전달하고 면밀한 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10개월이 지나도록 응답하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공정위에 카카오T 배차몰아주기 실태와 관련해 조사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답변이 오지 않았다"며 "이번에 택시호출서비스 실태를 조사한 뒤 그 자료를 보내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hk1020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