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대표 "경기방송 인수, 경기도와 우리라면 시너지 날 것"

정민경 기자 입력 2021. 10. 2. 10:14 수정 2021. 10. 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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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학균 OBS 대표이사 "화제성과 지역성 강화… 시민 참여 확대"
"시민 통신원 활용한 콘텐츠로 OBS 팬덤 만들 것"…경기방송 인수 공모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OBS는 최근 자진 폐업했던 경기방송 인수 사업자 공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언론계에서는 경기도가 경기방송을 인수하려는 물밑 노력을 포착한 상황이다. 지난 7월 취임한 김학균 OBS 대표이사는 경기도에 공문을 보내 OBS와 함께 경기방송을 인수한다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OBS에는 경기방송 인수와 인천으로의 사옥 이전 등 굵직한 현안이 있다. 미디어오늘은 27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OBS 사옥에서 김학균 대표와 1시간 30분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경기일보와 iTV경인방송을 거쳐 OBS 보도국장, 미디어본부장을 역임했다.

- 지난 7월21일부터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OBS에 제시한 비전은 무엇이었나?
“OBS가 2006년 개국하고 햇수로 15년이 됐지만 정체성이 혼미했다. OBS 같은 중소 방송사는 매출과 수익에 어려움이 있어 롱런하기 위해선 철저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OBS는 철저한 지역성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성 강화를 위한 초점을 '화제성'과 '가치구현'에 맞췄다.
OBS는 지금까지 올드한 느낌, 교양 중심, 늘 평온한 상태의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 이제부터는 신규 제작이든 송출이든 화제성을 끌 수 있는 기획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또 하나는 '가치구현'인데 지역방송이라는 방송 설립 목적에 맞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지역 시민을 통해 찾아드리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관통하는 '열린 방송, 열린 채널'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김학균 OBS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OBS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마스크를 벗은 모습. 사진=OBS.

- 화제성을 끌 콘텐츠를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지상파 방송 소비자의 연령을 고려해, 실버 콘텐츠가 대한민국에 얼마나 있는가 고민하게 됐다. 최근 OBS는 대한노인회와 MOU를 체결했고 시니어 트로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연말이 가기 전 시니어 트로트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어르신들이 직접 출연해 노래자랑 포맷으로 노래하고, 삶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그 외 '트레져 헌터'라는 보물찾기 포맷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11월 첫 촬영 예정이다. 진품명품에 나올 만한 보물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고 경매를 통해 판매한 후 절반은 본인에게, 절반은 기부하는 포맷이다. OTT용 콘텐츠로 '강철 부대'류 시민 참여 군대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 '가치구현'을 위한 지역 이야기를 하는 콘텐츠도 구체적 사례가 있나?
“현재 방송 중인 '공간 다큐 만남'을 소개하고 싶다. 수원 행궁동이나 용인 고기동 같이 지역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첫 작품은 인천 경동 '싸리재'를 다뤘는데 반응이 좋았다. 경기·인천 지역은 개발 수요가 매우 커서 역사를 품은 현재 모습을 잘 기록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섬에 사는 시민들을 통신원으로 둔 '인섬뉴스'도 지역성을 강화하는 콘텐츠 중 하나다. 인천 옹진군에 사람이 사는 섬인 '유인도'가 25개 있는데, 인구밀도가 높은 백령도, 연평도, 덕적도, 대청도 같은 섬의 시청자들을 통신원으로 위촉했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와 협업해 시민 통신원들을 교육하고 매주 금요일 뉴스에서 라이브로 연결해 섬 이야기를 듣는다. 최근 백령도에 왕다시마 수확 현장을 통신원이 전해줬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섬에서 어떤 식으로 방역하고 있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다. 통신원을 맡고 계신 분 중 70대 시민도 계시는데 열정이 대단하다. 섬 통신원들에 대한 평가가 좋아 더 많은 시민 통신원을 확대하려 한다.”

▲ OBS '공간다큐 만남'은 8월3일 첫 방송됐다. 경인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과 숨어있는 삶 이야기를 더욱 심도있게 전달한다.

- 대표이사 이전 미디어본부장을 지냈고 2016년 보도국장을 역임했다. 뉴스 콘텐츠 비전은?
“최근 포털 등을 통해 뉴스가 쏟아지고 있는데 OBS 뉴스 인력은 소수 정예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전문기자를 육성하자고 이야기해왔다. 환경이나 도시개발 전문기자와 같은 것들을 제안했다. 환경 전문기자 중에서도 '갯벌 전문'이라든가 'DMZ 전문'과 같이 매우 특정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를 만드는 방향을 말했다. 또 경기 지역 개발 수요가 굉장하므로 도시개발과 관련해 토지법에 정통한 전문기자를 키우자는 제안도 했었다.
최근 기자들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탐사 매체 '셜록'과 손을 잡고 공동 취재한 것이 대표적이다. '진실을 캐다' 시리즈는 셜록과 손을 잡고 체육계를 강타한 엘리트 스포츠의 폭력 문제를 심층 취재했다. OBS 기자와 셜록 기자가 공동 취재한 것으로 셜록 기자가 OBS에서 리포트하기도 했다. '열린 OBS'의 한 사례다. 그 외 OBS 대학생 기자단을 운영해 지역 대학교와 협업하고 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OBS가 손잡고 공동 탐사보도를 진행한 '진실을 캐다'. 체육계를 강타한 학원 엘리트 스포츠의 폭력 문제를 심층 취재했다.

- '열린 OBS' 기조와 관련한 또 다른 사례들이 있나?
“'OBS 파트너사'를 모집해 독립 제작자들과 상생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나 예능 등을 제작할 독립 제작사들을 모집할 것인데 갑을관계가 아닌 동반성장을 위한 파트너로 모실 것이다.”

- 최근 경기방송을 인수하겠다고 공모에 참여했다. OBS가 경기방송을 인수하려는 이유는?(경기방송은 지난해 3월16일 폐업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새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개최했다.)
“우선 OBS 시청권역과 경기방송 청취권역이 겹친다. OBS가 앞으로 지역 이야기를 확대 강화할 것이고 TV에서 보여주는 것을 라디오와 함께 들려드릴 수 있다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OBS에는 iTV시절부터 ifm에서 일한 라디오 전담 인력들이 있다. 이 때문에 빠른 속도로 개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V 콘텐츠를 라디오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라디오 콘텐츠도 TV콘텐츠로 확장할 것이다. 이 과정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코너를 늘리고 이런 시너지를 활용해 경기 지역에 OBS 팬(fan)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관련기사: 경기방송 신규 사업자 공모 참여한 OBS “고용승계”]

-언론계 안팎에서는 경기방송의 새 사업자가 '경기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경기도의회가 지난 4월29일 '경기도 공영방송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가결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들은 바로는 경기도가 팀을 꾸려서 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안다. OBS는 지난 8월24일 경기도에 공문을 발송해 경기방송 라디오 사업자 공모 공동참여를 위한 협의를 요청했다. 경기도와 함께 경기방송을 인수하는 안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해당 공문에는 '경기도와 OBS가 힘을 합친다면 더 나은 지역 라디오 방송으로 경기도민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넣었다. 경기도와 OBS가 함께 경기방송을 인수한다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 예상한다.”

-OBS가 경기방송을 인수한다면 고용승계 문제 등 경영이 탄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OBS 경영상황은 어떤가?
“재송출료, 외주 협찬 제작 확대, 지방 정부와 캠페인 콘텐츠 제안 등을 통해 경영이 나아지고 있다. 광고 상황도 좋아져 올해 8월까지 20억원 흑자 상황이다. 연말까지 30억 흑자가 목표다. OBS가 2017년부터 2019년 연속 흑자였지만 2020년에는 1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황은 20억~30억 사이 흑자를 예상한다. 하반기 경력 인력 채용을 확정했고 내년 신입 채용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OBS 사옥을 인천으로 이전하는 현안도 있다. 진행 상황은 어떤가?
“이미 인천시와의 계약은 4월에 끝났다. 시설 보완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103억 규모의 건설 비용이 인천시의회에서 의결됐다. 행정적 과정을 거친 후 내년 6월 정도 이사할 것이라 예상한다. 공간은 이동하지만 OBS 비전은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OBS 전신인 iTV(인천방송) 당시 OBS 사업자를 선정할 때 '본사는 인천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현재는 최대주주의 건물을 이용하고 있지만 인천으로 이전한다면 당시 약속을 지키게 된다. 상징적인 부분이다.”
[관련 기사: '재허가 조건' OBS 사옥 인천 이전 무산되나]

-OBS 전 사장인 박성희 사장이 급작스럽게 물러나면서 대표이사를 맡게 됐는데 사장 공모는 언제 하는 것인가. 대표이사직을 지내면서 드는 생각은 어떤가?
“임기인 2023년 3월까지 내가 대표이사 역할을 한다. 사장 공모를 할 것인지는 이사들이 정한다. 나는 iTV 시절부터 기자로 활동했고 OBS 개국준비단으로 들어와 사원에서 대표까지,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우선 iTV의 경우 시청자들은 갑자기 시청권을 박탈 당했는데, 잘잘못을 떠나서 소속 구성원으로서 시청권을 훼손한 것에 책임감이 컸다. 이후 OBS에서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정말 지역에 천착해 방송했느냐고 물으면 부족했다고 평가한다. OBS가 지역 사랑을 받게 하는 것은 내 책무이자 인생이 걸린 문제다. 두 번 다시 이 지역 지상파를 문 닫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명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OBS 안에서 구성원들 사이 생각이 다른 점도 있었고 갈등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이사 취임 때도 강조했지만, 선입견 없이 피아구분 없이 OBS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OBS 구성원들의 어깨가 움츠러들고 창의적이거나 역동적 발상을 하지 못했는데 OBS 구성원들이 퇴직할 때 어깨에 힘을 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젊은 후배들이 비전 없이 탈출하는 회사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텐션이 높은 회사를 스스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한다. 이런 방향성의 일환으로 OBS 월드라는 메타버스 서비스도 도전하고 있다. 실패하더라도 많은 도전을 해보자는 것이다. 지역성에 집중하며 성공적 지역방송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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