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에 반응 새 국면 맞나?

2021. 10. 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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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북한은 다양한 미사일을 시험하는 한편 남북관계 개선의 신호도 보내고 있습니다.

하노이 노딜 이후 꿈쩍도 않았었는데 우리의 '종전선언' 제안에 반응한 겁니다.

◀ 차미연 앵커 ▶

남북 통신선 복원과 김여정 부부장 승진기용 등의 변화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한미 양국도 새로운 국면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과연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속내는 뭔지, 또 남북 북미관계 전망을 오상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유엔총회 기조연설/지난 달 22일]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합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거듭된 한미양국의 대화 제의를 일축해오던 북한이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제안 이틀 뒤 북한 외무성이 "시기상조"지만 "정치적 선언으로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밝힌데 이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흥미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적극적 관심을 표했습니다.

또 조건이 충족된다면 빠른 시일 내 "남북정상회담"도 가능할 거라는 개인의견까지 내비쳤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현 상황을 "'화해협력의 길'과 '대결의 악순환' 사이의 심각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평가하면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호응했습니다.

[김정은 시정연설 보도/지난달 30일] "조선반도(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의사를 표명하셨습니다."

요지부동이던 북한을 움직인 종전선언은 글자그대로 1953년 일시 중단된 한국전쟁의 "정전" 상태를 전쟁을 완전히 끝내는 '종전'상태로 바꾼다는 선언을 말합니다.

원래는 전쟁 당사자인 남북한과 미국, 필요하다면 중국까지 모여서 구속력이 있는 평화협정을 맺어야 하지만 이게 어려우니 '종전선언부터 하자'는 겁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종전선언이라는 단계가 따로 규정돼 있는 건 아니고요. 한국전쟁은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평화협정의 체결이 단기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화협정과 종전선언을 따로 분리해 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긴 신뢰의 과정을 시작한다는 그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북미 수교와 평화체제, 그리고 북한 비핵화라는 긴 여정의 입구에 '종전선언'을 놓는다는 게 우리 정부의 구상입니다.

남북은 이미 2007년과 2018년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에 합의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해 '종전선언'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여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의 상징이자 대북 제재 해제의 기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미국이 북한에 부과하는) 테러지원국 법도 있고 적성국 법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법의 근거가 흔들릴 수 있어요. 왜냐하면 종전선언이 되니까 더 이상 미국과 북한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안에서 북한도 그럴거고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죠."

문제는 실현 가능성입니다.

북한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믿고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미사일 발사유예 선언,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카드를 내놓았지만 종전 선언은 얻어내지 못했고, 설사 종전선언을 한다 하더라도 한미 양국의 대북 제재와 군사압박은 계속될 수 있다고 의심합니다.

[김정은 시정연설 연설 보도/지난달 30일]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의 불씨로 되고 있는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적대적인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고, 그로 하여 예상치 않았던 여러가지 충돌이 재발될 수 있으며.."

북한은 종전선언 논의에 앞서 대북 편견과 불공정, 적대정책을 철회하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마지막 순간까지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종전선언에 유보적 입장입니다.

[김준형/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미국은 종전선언을 정전체제 붕괴와 미군 철수로 해석을 하기 때문이예요. 북한이 여기에 묘한 걸 걸어놨단말이예요 출구이긴 하지만 적대시 정책 그건 미군철수로 하는 거라는 걸 포함시켰잖아요."

주한미군 철수 주장 외에 종전선언이 자칫 비핵화 이전에 북한에 주는 선물로 인식된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중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재가동을 위해 하루빨리 '종전선언'을 서두른다는 복안입니다.

북한이 '정상회담 가능성'으로 화답한 것도 마지막 기회를 어떻게든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연내나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 어쩌면 시진핑이 원하는 건 베이징 올림픽에서 북미정상회담 또는 종전선언이 이뤄지길 바라겠죠."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여정 부부장을 국무위원으로 승진기용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김여정이) 부부장 직책으로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죠. 국무위원을 한다는 것은 뭔가 좀 더 공식화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이 되고요."

미국은 종전선언에 대한 미온적 입장과 달리,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대화에는 여전히 적극적이고 남북대화도 찬성한다는 입장입니다.

[성김/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미국은 북한과 북미와 관련된 것부터 지역적인 현안까지 모든 영역에서 논의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다시 한번 분명히 하자면,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습니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낸 '종전선언' 제안, 이것이 북미간의 깊은 불신과 코로나 봉쇄, 한국의 대통령 선거 등 높은 산들을 넘고 열매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오상연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04466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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