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앞두고 클래식 내한공연도 재개되나

김성현 기자 입력 2021. 10. 2. 08:24 수정 2021. 10. 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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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마, 빈 필하모닉 등 내한공연 추진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내한 독주회. 오푸스.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48)의 내한 공연에는 언제나 3부가 기다린다. 푸짐한 앙코르 인심 덕분이다. 지난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독주회 역시 다르지 않았다.

금발의 긴머리에 발목까지 내려오는 꽃무늬 원피스 차림으로 입장한 그는 라흐마니노프·쇼팽으로 1~2부를 모두 마친 뒤에도 쇼팽의 왈츠 등 7곡의 앙코르를 쏟아냈다. 앙코르가 거듭될 때마다 객석의 환호도 더욱 커졌다. 오후 7시에 시작한 독주회는 2시간 40분 가까이 계속됐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른 공연장의 ‘통금 시간’(오후 10시)만 없었다면 앙코르는 한없이 이어질 것 같았다.

리시차는 쇼팽의 연습곡 등을 연주한 영상으로 조회수 2억회를 기록한 유튜브 스타. 연주가 아니라 운동경기를 하듯이 거침없는 속주(速奏), 강약과 템포의 대담한 설정으로 온라인 시대에 인기를 얻고 있다. 러시아계인 그는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에 노골적으로 러시아를 편드는 글을 트위터에서 올려서 정치적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날 연주에서도 리시차의 장단점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른손만큼 강력한 왼손 타건(打鍵)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끝처리가 부실한 재봉처럼 단락의 끝자락을 단단하게 매듭짓지 않는 연주는 줄곧 아쉬움을 남겼다. 2부 연주곡인 쇼팽의 스케르초는 최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음반으로 발표한 뒤 연주하고 있는 레퍼토리다. 조성진의 스케르초가 부드러운 코너링의 고급 세단이라면, 리시차의 스케르초는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덤프트럭 같았다.

리시차의 내한 독주는 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지난해 3월 이후 1년 반 만에 다시 열렸다. 그동안 해외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도 취소와 연기를 거듭했다. 하지만 최근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 격리(2주) 기준이 완화되면서 클래식 내한 공연도 다소 숨통이 트였다. 리시차의 독주회는 그 시발점인 셈이다.

이달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와 루돌프 부흐빈더, 첼리스트 요요마의 내한 무대가 잡혀 있고, 11월에는 빈 필하모닉(지휘 리카르도 무티)의 내한 공연도 추진 중이다. 음악계 인사는 “지금까지는 100여 명의 인원이 이동해야 하는 대형 오케스트라 공연보다는 단출한 독주회 중심”이라며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의 무게 중심이 전환될 경우 내한 공연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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