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통신] 마감 독촉? 카카오웹툰 PD가 하는 일은요..

이동우 기자 2021. 10.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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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 카카오웹툰 PD 팀장 / 사진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웹툰 작가는 알겠는데, 웹툰 PD는 무슨 일을 하나요?"

웹툰은 일상의 동반자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특히 잠들기 전 이불 속에서는 더욱 든든한 존재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기는 웹툰이지만, 어떻게 독자들의 손 안에 들어오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웹툰은 작가 개인 만의 창작물이라기보다는 팀플레이의 결과물에 가깝다. 아이디어의 수립부터 작품의 전개, 편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한다. 이를 중심에서 조율하는 것은 웹툰 PD의 역할이다.

이처럼 철저한 기획과 전략을 통해 탄생한 K-웹툰은 글로벌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동남아는 물론 북미와 유럽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박계현 카카오웹툰 PD(팀장)는 최전선에서 카카오웹툰의 글로벌 공략을 이끌고 있다. 웹툰과의 인연은 2011년 다음 시절과 함께 시작해 벌써 10년이 넘었다. 지난달 7일 경기 성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판교 사옥에서 박 팀장을 만나 웹툰 PD는 무슨 일을 하는지, 카카오웹툰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작품 발굴부터 작가 건강관리까지…"순정만화 좋아하다보니"
-웹툰 PD 경력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2011년 다음 커뮤니케이션으로 입사해 2016년까지 '만화 속 세상' PD를 맡았다. 서비스기획자와 웹툰 PD 역할을 병행하다 2016년부터 전문 웹툰 PD 역할을 했다. 현재는 팀장 역할과 실무 PD를 동시에 맡았다. 팀장으로서는 편성 전략과 어떤 작품을 발굴할 것인가를 PD들과 논의하고, PD로서 직접 담당하고 있는 웹툰 작가들도 있다. 예전에는 웹툰 PD가 굉장히 소수였지만 현재 카카오웹툰에만 10여명정도가 있다.

-웹툰 PD라는 직업은 생소하다.
▶PD는 웹툰 작품을 발굴하고 작가와 소통하는 직업이다. 매주 PD들끼리 편집회의를 하면서 역량 있는 작가와 작품을 발굴한다. 가능성 있는 작품을 찾아 전체 스토리라인을 발전시키고 캐릭터 비주얼 등에 대해서도 개선 의견을 낸다. 작품 연재가 시작돼도 피드백이 지속해서 이뤄진다. 마감을 독려하기도 하고 작품 제작에 문제가 없는지 속도도 체크한다. 외부와 협업도 PD가 하는 일이다. 작품과 관련해 마케팅 부서와 소통하고 영상판권 등 사업적 제안을 두고 작가와 소통한다. 작가의 건강검진까지 챙긴다. 요즘에는 작가의 복지가 정말 중요하다.

-어떤 계기로 웹툰에 관심을 갖게 됐나?
▶작은아버지가 만화책방을 하시기도 했고, 만화를 엄청나게 좋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나나'와 같은 순정만화를 정말 좋아해서 국내, 일본 작품을 가리지 않고 읽었다. 이후에는 드라마와 영화에 관심이 있다보니 드라마 PD나 영화감독을 꿈꾸기도 했다. 내가 생각한 스토리를 이미지와 접목된 창작물을 만들고 싶어 상경했다. 그러다 윤태호 작가님의 웹툰 이끼 원작의 영화를 보게 됐고, 포털과 웹툰으로도 관심을 두게 됐다.

-웹툰 PD를 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작가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작품을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데 가장 만족감을 느낀다. 인기작을 발굴했을 때, 숨어있는 원석을 발견했다는 생각이다. 작가와 이야기를 하고 작품을 발전시켜가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고, 흥행 했을 때는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보람이 많은 것 같다.
10년 간 지켜본 웹툰 산업…"양적·질적 성장했다"
-직접 독자들에게 선보였던 작품은 뭐가 있을까?
▶'취향 저격 그녀'. 이 작품의 작가님은 공모전에 지원했는데 당선이 잘 안 됐다. 그 분을 눈여겨보다가 내부에 추천을 했는데 작품이 너무 잘됐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도 역량이 훨씬 좋았다.

-작가들과 소통을 많이 하나? 인간적으로도 친해지나?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누구 만나 봤냐?', '이야기를 나눠 봤냐?' 등의 질문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는 거리를 두려고 한다. 작품에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고 또 냉정하게 피드백도 해야 하는 때도 있어서 지나치게 친밀한 관계를 하려고는 안한다. 작품이 잘 되서 작가님이 선물을 하는 때도 있는데 대부분 거절한다. '선물하기' 쿠폰 하나라도 안 받는 쪽이다. 청탁처럼 오해할 여지도 있어서 조심스럽다.

-오랜 기간 웹툰계에 있다 보니 변화를 체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과거에는 정말 만화를 좋아하는 작가만 있었다면, 이제 성장한 시장과 산업을 바라보고 오시는 분들도 많다. 다양한 배경을 갖고 역량이 있는 분들이 많아 양적·질적으로 성장한 느낌이다. 웹툰과 웹소설에서 비주류였던 로맨스판타지 장르가 확장된 점도 특징이다. 장르도 다양해지고 소비층도 탄탄해졌다.

-개인적으로 애정 하는 저평가 된 웹툰이 궁금하다.
▶카카오웹툰을 모르거나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분들, 웹툰을 보지 않는 분들에게도 추천하는 작품이다. '유부녀킬러'라는 작품인데 유부녀와 킬러라는 조합이 독특하고 신선하다. 귀여운 딸과 순둥순둥한 남편이 있는 유부녀인데 프로 킬러다. 설정은 이렇게 살벌하지만, 내용은 사실 '힐링'(치유)물에 가깝다. 정부가 손을 놓은 정의구현을 킬러가 대신한다. 그런 반전이 매력 포인트다. 남편은 기자로 희대의 살인마를 찾아다니는데 아내가 프로 킬러라는 점이 재밌다.
웹툰 PD가 되려면 어떻게? 트렌드 분석력+창작의 고통 이해해야
-산업의 구성원으로 볼때, 웹툰이 세계적으로 잘 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해외에서 정말 잘 되는 콘텐츠들은 판타지 세계관 작품이 많다. 국가적 취향을 타지 않고 지역색을 띠지 않는 인간이라면 보편적으로 공감할 만한 스토리인 셈이다. 머릿속에서 환상으로 그려지는 것들을 구현한 콘텐츠이다 보니 많이 즐기고 소비하지 않나 생각한다. 카카오웹툰에서 잘 되는 작품들은 작품의 전개 속도가 빠르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성장물이 많다. 웹툰 원작의 영상화도 시너지를 일으켜 많은 글로벌 독자가 반응하는 것 같다.

-웹툰 PD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당연히 만화를 좋아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영화나 드라마, 유튜브 등 독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지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 실제 PD가 되면 작가와 소통하고 외부 구성원과도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잘 전달하고, 상대방과 의견을 조율하는 부분도 중요하다. 또 데이터를 잘 봐야 한다. 웹툰 콘텐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간 조회 수나 누적 조회수, 순 방문자 지표 등을 보고 잘 분석해야 한다.

-카카오웹툰만이 갖는 특징은?
▶웹툰의 매력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이다. 많은 부담을 갖지 않고 접근해도 취향을 충족시켜 준다. 카카오웹툰은 개편을 하면서 여러 논란도 있었지만, 작가님들은 만족하시는 편이다. 움직이는 캐릭터 시도나 장르를 세분화해 소개하면서 자신들의 작품이 돋보이게 되면서다. PD들끼리 편성회의 할때는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다 보니 참신한 세계관의 작품, 입체적 캐릭터 등을 중요하게 본다.

-웹툰 PD가 되고 싶다면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까.
▶PD로서 트렌드를 잘 분석해야 한다. 다양한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독자 반응과 성향을 눈여겨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창작자를 이해해야 하니까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보거나 스토리를 연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간혹 포트폴리오를 내시는 분들도 있다. 그렇게 창작의 고통을 느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말 다양한 작품을 많이 만들다 보니, 웹툰 PD를 준비할 때부터 많은 작품을 접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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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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