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민주당 다 싫다캅니더" 싸늘한 부산 민심 속 명낙 6대 4 예상

이준성 기자 2021. 10. 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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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부울경 경선 앞둔 부산.."이재명은 시원하다 아이가", "이낙연이 무게감이 있지예"
청년세대는 무관심 속 거부감.."이재명은 사생활 문제에 '화천? 의혹'도 있다던데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와 이낙연 예비후보가 1일 오후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제주 경선에서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대의원·권리당원의 온라인·ARS투표를 집계한 결과, 유효투표수 6971표 중 3944표(득표율 56.75%)를 얻어 이낙연 후보(2482표, 35.71%)에 21.04%포인트(p) 앞선 승리를 거뒀다. 2021.10.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부산=뉴스1) 이준성 기자 = "부산은 민주당 다 싫다캅니다. 재보선 때예? 그때보다 더 심합니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부산·울산·경남 경선을 앞두고 부산의 민심은 싸늘했다. 민주당 얘기를 꺼내자마자 얼굴색을 바꿔가며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부산·울산·경남 경선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부산을 찾았다. 정부 여당에 대한 반감이 커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 모두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에서 만난 이길건씨(83)는 "민주당은 잘못했으면 미안하다 해야지 그 사람들은 그게 없고 무조건 자기가 옳다고만 한다"면서 "가끔 친구들이랑 술 한잔하면서 민주당 경선 얘기도 하는데, 다들 '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욕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젊은 사람들은 좀 다르긴 하다. 기왕이면 이재명이 하는 게 낫겠다는 말도 있다"면서도 "대장동 의혹 관련 이재명이 한 푼도 안 받았다는데 누가 그걸 곧이곧대로 듣겠나. 서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60대 초반 조모씨도 "은퇴한 또래 친구들이랑 만나서 얘기하면 10명 중 한 8, 9명은 솔직히 야당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갈치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50대 여성 김모씨는 "어딜 가도 지금 다 집값 걱정밖에 안 한다. 애 안 낳는다고 뭐라 하지 말고 낳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지"라면서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더 안 하고 대선 때 표로 보여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부경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박효민씨(24)는 "이재명, 이낙연 후보 둘 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사실 친구들끼리 정치 얘기를 안 했는데, 이번 정부 들어서 비판적으로 많이 하게 됐다. (정부·여당을 향한) 분노가 많이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와 이낙연 예비후보가 1일 오후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제주 경선에서 승리한 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대의원·권리당원의 온라인·ARS투표를 집계한 결과, 유효투표수 6971표 중 3944표(득표율 56.75%)를 얻어 이낙연 후보(2482표, 35.71%)에 21.04%포인트(p) 앞선 승리를 거뒀다. 2021.10.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다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선 이재명 후보의 '사이다 매력' '성과' 등을 장점으로 꼽으며 '이재명 대세론'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부산역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은 "경선에서 이재명을 찍었다"면서 "이낙연은 뭔가 감추는 게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재명처럼 시원시원하게 하는 맛도 없다"고 말했다.

남포동 일대에서 사탕 가게를 운영하는 황모씨(70)는 "이재명이 보니까 이낙연보다는 일을 단디(확실히) 잘하더라"라면서 "한번씩 사람들이 모이면 이재명이 낫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했다.

국제시장 인근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이재명이 성남시장 할 때나 경기도지사 할 때 일을 깔끔하고 화끈하게 하더라"라면서 "사생활 얘기도 많이 나오지만, 그건 사실 경기도지사 선거 때도 나왔지 않냐. 식상한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다.

부경대에서 만난 한 20대 청년은 "부산의 전체적인 주류는 이재명 쪽이 가깝다.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이재명 대 이낙연' 비율이 한 6대4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가 1일 오후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제주 경선에서 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대의원·권리당원의 온라인·ARS투표를 집계한 결과, 이재명 후보가 유효투표수 6971표 중 3944표(득표율 56.75%)를 얻어 이낙연 후보(2482표, 35.71%)에 21.04%포인트(p) 앞선 승리를 거뒀다. 2021.10.1/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다만 이낙연 후보의 '무게감' '품격' 등을 장점으로 꼽으며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도 여럿 있었다.

무역회사에 재직 중인 이준욱(50)씨는 "이낙연 후보가 대통령다운 품격도 있고 인격도 갖춘 분 같다"면서 "이재명은 형수 욕설 등 사생활 논란에서 아쉬움이 좀 있다"고 밝혔다.

부산 영도에 거주하며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윤희열(79)씨는 "이낙연은 말을 함부로 안 한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가는 사람이고, 이재명은 무대뽀로 가는 사람"이라면서 "난 이낙연을 좋아하지만, 이재명이 싫지는 않다. 누가 되든 흠이 없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친구들끼리도 이걸로 갈라지기도 하더라"면서 "며칠 전에 태운 40대 후반 손님 셋 중 이재명 지지자가 둘이고 이낙연 지지자가 나머지였는데, '너 전라도냐' 하면서 싸우다 이낙연 지지자가 중간에 차 세워달라 하고 내리더라"고 전했다.

민주당 경선을 바라보는 20대의 시선은 '싸늘한 무관심'에 가까웠다. 다만 상대적으로 언론 노출이 큰 탓인지 이재명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더 커 보였다.

대학교 4학년인 오현정씨(25·여)는 "(이재명, 이낙연) 둘 다 관심 없는데 이재명은 딱히 별로 안 좋아한다"면서 "'화천'이었나, 연루된 의혹도 많고 개인적인 사건·사고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 중인 신모씨(24·여)도 "정치는 잘 모르는데, 이재명에 대해선 주변에서 부정적인 얘기가 많이 들리는 건 사실"이라면서 "이번에 제주도 갈 때 1만원씩 내라고 했다는 것 갖고도 시끄럽더라"고 말했다. 신씨는 "물가가 너무 빨리 오르고 집도 너무 사기 힘들다. 그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부경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24)는 "고3 때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기존 보수 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컸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여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오히려 지금 보수 쪽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뀔 수 있겠단 희망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js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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