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권 대법관 '이재명 무죄' 앞뒤로 김만배 만나, 무슨 거래 했나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김만배씨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거법 위반 재판을 전후해 8차례나 대법원을 방문했다고 한다. 대법원 출입 기록에 따르면 김씨는 2019년 7월부터 작년 8월까지 ‘권순일 대법관 방문’이라고 썼다. 외부인이 대법관을 만나겠다며 대법원에 오더라도 해당 대법관이 허가하지 않으면 들여보내지 않도록 돼 있다. “구내 이발소 방문이었다”는 김씨의 해명은 어처구니없다. 김씨와 권순일 당시 대법관이 최소 수차례 만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 재판에는 대장동 관련 혐의도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당연히 이 사건의 관련자였다.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 관계자가 하급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기도 했다. 대법관이 재판 중인 사건 관계자를 만나는 것 자체가 재판의 공정성을 해치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김씨는 이 지사가 추진한 대장동 개발에 1억여원을 출자해 1208억원을 배당받았다. 김씨와 이 지사는 직간접의 인연을 맺고 있었다. 또 권 전 대법관과 김씨도 오랜 친분이 있었다. 이 지사는 유죄를 받으면 지사직을 상실하고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권 전 대법관과 김씨는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김씨가 이 지사 무죄를 위해 권 대법관에게 로비를 했다는 것은 결코 무리한 추측이 아니다. 김씨는 이 지사 사건이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로 넘겨진 바로 다음 날 권 전 대법관을 찾아갔다. 대법원이 이 지사에게 무죄 취지 판결을 내린 다음 날에도 김씨가 권 전 대법관을 방문했다. 재판 시작과 끝에 모두 두 사람의 만남이 있었다. 우연이라고 하기 힘들다.
이 지사가 무죄를 받는 과정에 권 전 대법관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서열이 가장 높은 권 전 대법관이 의견을 내기 전까지 대법관 10명은 유죄 5, 무죄 5로 팽팽했다. 여기에 권 전 대법관이 무죄 의견을 냈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가담해 결국 무죄 7, 유죄 5로 결론 났다고 한다.
더 이상한 것은 그 이후 권 전 대법관의 행보다. 그는 대법관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취업해 월 1500만원씩 받았다. ‘재판 거래’이자 ‘사후 수뢰’라고 보지 않을 수 있나. 권 전 대법관은 김씨와 만남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 중 하나라도 사실이라면 바로 이것이 사법 농단이다. 우리 대법원 역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이다. 검찰이든 특검이든 권순일과 김만배 사이에 무슨 거래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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