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희망이 필요하다면 네가 세상을 바꿔!
달라질 거예요
어맨다 고먼 글|로렌 롱 그림|김지은 옮김|창비교육|1만3000원
어맨다 고먼(22)은 올 초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의 깜짝 스타였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 무대에 섰던 시인들 가운데 가장 젊은 그는 춤을 추듯 리드미컬하게 손짓하며 ‘우리가 오르는 언덕(The Hill We Climb)’을 낭송했다. “문화, 인종, 성격과 인간의 조건이라 할 모든 것을 아우르는 나라”를 향한 희망을 노래한 시였다.
이 시에서 스스로를 “노예의 자손이자 홀어머니 손에 자란 깡마른 소녀”라고 했던 저자의 첫 그림책이다. 주인공은 자신을 닮은 흑인 소녀. 커다란 기타를 든 소녀가 ‘변화의 노래’를 부르며 길을 나서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녀는 여행길에서 여러 친구들을 만난다. 때로 그들은 듣고 싶지 않다는 듯 귀를 막기도 하지만, 함께 공원의 쓰레기를 치우고 낡은 집을 손보며 조금씩 소녀의 노래에 공감한다. 피부색이 밝은지 어두운지, 부자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타에서 트럼펫, 북과 탬버린으로 악대의 행렬은 점점 늘어나고 음악 소리는 더욱 크게 울린다. 마침내 소녀는 독자에게도 악기를 내민다. “다 같이 변화의 울림을 들어 보아요. 그리고 함께 노래하지 않을래요?”
소녀가 말하는 변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제시되지 않는다. 이런 결말이 “우리에게 빛을 바라볼 용기가 있고, 스스로 빛이 될 용기가 있다면 빛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라 했던 취임식 축시의 마지막 구절을 연상시킨다. 한 방향의 변화만이 옳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안에 잠재한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일이다. 어떤 미래도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누군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이뤄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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